소문만 무성할 뿐 대책의 윤곽은 감지되지 않아 궁금증만 키우고 있다. 건교부 등 관련 부처는 어느 때보다 철저한 보안속에서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난한 대책은 자충수된다=지금까지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대책들은 △강남 대체 신도시 3∼4곳 추가개발 △주택담보대출 한도 인하 △재건축 소형평형 의무비율 제고 등이 있다. 그러나 과천정부청사 안팎에서는 이같은 무난한(?) 대책보다 한결 강력하고 파급효과가 큰 메가톤급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러한 대책만으로는 집값 불안의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어렵고 또다시 대책을 비웃듯 집값이 상승할 경우 국민들의 정책 불신이 돌이킬 수 없이 나빠질 수 있어서다.
17일 부동산 대책회의는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만큼 13일 총리주재로 열린 관계장관 긴급회의와는 차원이 다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위기다.
정부 일각에서는 지난 13일 회의 결과가 속시원히 발표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아무래도 구체적인 해답을 내놓기에는 시간적으로도 촉박했을 것"이라며 "큰 방향만 논의한 뒤 정책 보완 등을 거쳐 17일 회의에서 부처별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13일 발표한 기준시가 조정이나 세무조사 강화 등은 투기의 근본대책으로 보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이전 대책들의 답습이 아닌 새로운 강경대책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비장의 카드 나올까=향후 정부 대책발표의 핵심은 집값 안정에 쐐기를 박는 비장의 카드가 나오느냐에 있다. 이에대해 과천청사 일각에서는 이미 일부 부처가 초강경 카드를 제시했지만 청와대 등에서 "시행에 무리가 많다"는 이유로 반려했다는 소문까지 떠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강경 카드로 토지거래허가제와 같은 취지의 주택거래허가제를 꼽는다. 3주택이상 다주택자가 실거주가 아닌 시세차익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을 막는다면 집값 상승 예방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주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 등 문제점이 많아 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설도 만만치 않다.
강남대체 신도시 3∼4곳의 추가개발은 개발지역을 어디로 결정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주변지역 땅값 폭등 등 부작용을 어떤 식으로 최소화하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주변지역의 토지거래허가를 한층 강화하고 개발을 제한하는 방법 등이 병행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판교신도시와 같은 과열양상을 막기위해 신도시 아파트의 무주택자 당첨확률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임대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잇따른다.
강남권 등 특정지역의 투기수요에게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차원에서 주택담보 대출금리만을 올리거나 주택담보대출 총액을 일정규모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도 정부의 검토 카드로 꼽힌다. 단 이들 대책도 정부 스스로조차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건교부 차원의 공급확대 등 단편적인 차원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시적 집값 폭등을 무마하기 위한 땜질식 대책보다는 재정경제부와 교육인적자원부 등 다른 부처들도 연계해 궁극적으로 집값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종합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머니투데이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