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청와대가 내놓은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에 '토지공개념'이 명시되면서 부동산 세제 개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토지에 대한 투기를 막고 과도한 불로소득에 따른 양극화를 줄일 수 있다'는 복안이 깔려 있는 만큼, 개헌안이 현실화될 경우 부동산 보유 및 투자, 매매 등으로 얻어낸 소득에 대한 세금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토지공개념은 토지 소유자가 자신의 토지에 대해 소유권을 보장받되, 토지의 처분권과 사용권에 부분적 제한을 국가에 의해 잠정적으로 간섭을 받을 수 있다는 개념을 말한다.
그런데 정부가 토지공개념을 헌법에 박아두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토지공개념은 이미 현행 헌법에 녹아들어있다.
헌법 23조 2항을 보면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게 해야 한다'고 되어 있고, 122조에는 '국가는 국민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해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태우 정부 시절 토지공개념 3법으로 불리는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토지초과이득세법 등을 제정했지만 토초세법과 택지소유상한제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았다. 자본주의의 근간은 사유재산제인데, 토지공개념이 이와 정면충돌 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노무현 정부 시절 도입된 종합부동산세는 애초 가구별 합산과세 방식으로 시행해 세부담을 무겁게 가져갔으나 결국 위헌 결정이 나면서 개인별 합산과세 방식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헌법에 토지공개념이 스며들어있어도 법률·정책을 두고 위헌 시비가 끊이지 않으면서, 정부는 헌법에 토지공개념 조항을 명시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개헌안은 헌법 조항에 '특별한 제한과 의무를 부과한다'고 명시했다.
토지공개념을 현행보다 강화하고 국가의 재량권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부동산 세제 개편 작업은...
극심한 논란과 시간의 허비가 필요하겠지만 토지공개념이 새겨진 개헌안이 국회의 벽을 넘었을 때, 토지 개발에 대한 이익 환수, 부동산 소득에 대한 과세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개정안 확정시 과거 폐지된 토초세법, 택지소유상한제 등이 부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서다.
개발이익에 대한 이익 환수도 위헌 시비에서 자유로워질 여지가 크다.
또 세금의 근거가 되는 주택 공시가격은 실거래가격 간 격차를 줄이고자 더 올릴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세전문가는 "토지공개념 성격에 비추어볼 때 주거복지를 더 강화하거나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각종 보유세를 인상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어찌됐던 청와대의 개헌안은 현재 추진이 되고 있는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 작업에도 탄력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헌법에 토지공개념이 명시되면 부동산 세제를 강화하려는 현 정부의 움직임이 훨씬 가벼워진다는 이야기다. 최근 세법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을 비롯한 국장급 인사를 단행하며 '출발준비'를 마친 부분도 개편 작업에 속도를 붙게 만드는 요소다.
현재 부동산 보유세 개편을 주도할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출범은 차일피일 미루어지고 있으나, 기획재정부에선 오래 전부터 실무 작업을 진행해 왔다.
기회재정부 관계자는 "재정특위가 구성이 되지 않았어도 내부적으로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특위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했을 때, 실무적으로 기재부는 자료를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보유세 강화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클 수밖에 없는 만큼, 우선적으로 현재 시가의 60∼70% 수준인 주택 공시가격의 시가 반영률을 높이는 방법부터 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종합부동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80%)을 높이는 방법도 법을 개정하지 않고 추진할 수 있기에 빠른 해법과 대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