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국세청 직원들만 열람이 가능한 내부 인트라넷에 '감사관실의 오욕사,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것인가?'라는 글이 게재되면서 국세청 직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글을 올린이는 중부지방국세청 산하 일선 세무서 팀장으로(6급) 근무하고 있는 인물(이하 A직원). 그는 그동안 감사관실 출신 직원들의 금품수수, 뇌물수뢰 사건들을 언급하며 본청 차원의 비리근절을 위한 대안 제시를 요구했다.
A직원이 글을 올린 배경에는 최근 발생한 전현직 감사관실 출신들이 대거 연루된 금품수수 사건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검찰 수사를 통해 복수직 서기관급 간부 1명을 포함해 총 4명이 금품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적발됐는데, 이들 중 일부는 전현직 감사관실 출신들로 친분을 바탕으로 금품비리를 저질러 온 것을 숨겨주고 돈을 받아 챙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A직원은 "(감사관실 직원들은) 조직에서 가장 유능하고 청렴하고 본받을 만한 직원들로 평가받아 직속국에 배속되어 사정의 칼을 쥐어줬는데 어찌된 일이냐"며 "도둑에게 곳간 열쇠를 맡긴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 "조직의 방조가 없이 어떻게 가능한 일이겠냐"라며 "유능하면 덜 청렴해도 되는것이냐. 최근의 사건들은 단독이 아니라 학맥, 인맥을 형성해서 대담하게 불법행위가 자행되고 외부 수사기관에 포착되어 줄줄이 구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무 시장에서도 저들을(감사관실) 통해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데 내부 사정기관은 모르고 있었냐"라며 "범법자들이 불법을 자행하면서 내부 사정기관 직원들과 호형호제하며 아삼육(둘도 없이 친한 친구)으로 지낸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직원은 "그랜저(자동차) 없어도, 고급주택이 아니어도, 골프채가 없어도 감사하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냐. 밥 잘 사고 인사 잘하고 말 잘 듣는 직원들에 현혹되지 말고 사람의 중심을 보는 혜안을 가지라"며 쓴소리를 던졌다.
이어 "외부 사정기관에 포착된 사건이 내부에서는 왜 숨겨졌는지 내부에 조력자들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조직내에서 가짜가 득세하면 조직은 망한다"며 "개인의 일탈행위 차원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 그 길만이 청렴과 성실의 미련함으로 살아가는 직원들의 배신감과 상실감에 대한 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A직원은 대안도 제시했다.
지방청에 있는 감사관실을 폐지해 본청 감사관실로 통합하고 본청 감사관실의 기능을 정부수집 분석 및 기획점검, 현지감사반 등으로 세분화해 감사를 상시적으로 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현재 감사관실 소속으로 되어 있는 감사조직과 감찰조직을 분리해 상호견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감사관실 직원에 대해선 별도의 직무감사를 실시하라는 의견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