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 국회법사위 심의·의결 않아 유감"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이희호 여사의 경호를 경찰에 이관하지 말고 대통령 경호처가 계속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 일각에서 이희호 여사에 대한 경호 업무를 경찰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4조(경호대상) 제1항 제6호는 '그밖에 처장이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에 대해서는 청와대 경호처가 경호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법 개정의 진행 상황과 이희호 여사의 신변 안전이 갖는 중대한 의미를 감안하면, 청와대 경호처는 국회 법 개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동 조항에 따라 이희호 여사를 경호할 수 있다고 본다"며 "경호처는 동 조항의 의미에 대하여 해석논란이 있다면, 법제처에 정식으로 문의하여 유권해석을 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 "국회운영위원회 소위원회는 지난 2월 22일 전직 대통령과 부인에 대한 청와대 경호처의 경호기간을 추가로 5년 늘리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며 "그런데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되지 않아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것에 대하여 심대한 유감"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은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에 대해 대통령 경호처가 퇴임 후 10년, 추가 5년 경호가 가능하고, 경호처 경호가 끝나면 경찰경호체제로 전환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희호 여사의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는 지난 2월 24일자로 만료됐다.
이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 여사에 대한 경호기간을 5년 더 연장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고 이 개정안은 지난 2월 22일 국회운영위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법사위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강력 반대해 본회의 상정이 무산됐다.
김 의원은 이달 2일자로 대통령 경호처에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이 언제 개정되어 효력을 발휘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경호를 계속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며 "이희호 여사에 대한 경호를 경찰로 이관할 것과 불응 시 법 위반에 대해 고발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대통령 경호처는 이에 대해 이희호 여사 경호를 이달 2일부로 경찰로 인수인계를 시작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김 의원에게 보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대통령과 정부의 뜻을 경호처가 잘못 파악한 것 같다"며 "이희호 여사 경호의 경찰 인수인계는 변함이 없이 경호처에서 한다. 경호처가 왜 그런 내용의 공문을 보냈는지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법제처에서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이 나오면 현행법으로 유지되는 것이고, 법제처에서 반대의 유권해석을 한다면 그때는 어쩔 수 없이 이관하면 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