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동 국세청사
세무조사 사전통지 기한 15일로 확대
부분조사 실시 사유·교차조사 정의 신설
범칙조사, 심의위원회→범칙위원회 명칭 변경
세무조사 사전통지 기한이 10일에서 15일로 확대되고 애매했던 장부 일시보관 절차, 부분조사, 사무실 조사, 교차 세무조사 등의 정의도 개정되는 등 납세자에게 권위적으로 느껴졌던 세무조사 규정들이 대폭 손질된다.
10일 국세청이 행정예고한 '조사사무처리규정 일부개정안'에 따르면 세무조사 사전통지 기한을 10일에서 15일로 확대하고 세무조사 통지서 교부 생략 사유를 추가, 지난해 말 개정된 국세기본법 내용을 반영했다.
기존에는 국세공무원이 납세자에게 세무조사 통지서를 반드시 교부해야 하며 이를 생략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없었다. 하지만 개정안은 납세자가 폐업했거나 납세자가 국내에 없는 경우, 세무조사 통지서 수령을 거부하거나 회피하는 경우에는 통지서 교부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부분조사에 대한 정의도 개정된다.
현재는 부분조사 정의에 대해 '특정 항목·부분 또는 거래 일부의 적정 여부를 검증하는 세무조사'를 뜻하지만 개정안은 '통합조사 또는 세목별 조사에 의하지 아니하고 특정 사업장, 특정 항목·부분 또는 거래 일부 등에 한정하여 적정 여부를 검증하는 세무조사'로 정의했다.
부분조사를 실시하는 사유도 신설됐다.
▲경정청구 처리 또는 국세환급금 결정을 위해 확인이 필요한 경우 ▲재조사 결정에 따라 사실관계의 확인 등이 필요한 경우 ▲거래상대방에 대한 세무조사 중에 거래 일부의 확인이 필요한 경우 ▲구체적인 탈세제보로 탈세 혐의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경우 ▲명의위장, 차명계좌 등으로 탈세 혐의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경우 ▲법인이 주식 또는 출자지분을 시가보다 높거나 낮은 가액으로 거래하는 등의 비정상적인 자본거래의 경우 ▲무자료거래, 위장·가공 거래 등 특정 거래 내용이 사실과 다른 구체적인 혐의가 있으면서 조세채권의 확보 등을 위해 긴급한 조사가 필요한 경우 등에만 부분조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부분조사를 할 경우 세무조사 사전통지서에 부분조사 대상 범위를 상세히 기재해야 한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사무실 조사는 '사무실 간이조사'로 명칭이 변경된다. 사무실 조사란 실제 현장에 나가서 조사하지 않고도 조사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납세자의 회계서류 및 증빙자료 등을 제출받아 조사관서 사무실에서 조사를 하는 것을 뜻한다.
개정안은 간이조사로 명칭을 변경하고 '납세자가 제출한 신고서류, 회계서류 및 증빙자료 등을 통해 조사기간의 대부분을 조사관서의 사무실에서 실시하는 세무조사'로 변경했다. 기존 사무실 조사는 반드시 조사관서 사무실에서 조사해야 했지만 개정안은 단기간 현장 조사도 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간편조사도 개정된다. 간편조사는 상대적으로 성실하게 신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해명자료의 요구·검증 및 최소한의 현장조사 방법 등에 의해 단기간 동안 조사하는 것으로 개정안 역시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납세자에게 '최소한의 해명자료 요구'라는 것이 포함되어 과도한 자료를 요구할 수 없도록 했다.
'정치 세무조사'로 구설에 올랐던 교차 세무조사에 대한 정의, 지방청 배정 등의 내용도 신설됐다.
개정안을 교차 세무조사에 대해 '납세지 관할 지방국세청장이 관할조정을 신청하여 납세지 관할이 아닌 지방국세청장이 실시하는 세무조사'로 정의 내렸으며 교차 세무조사 신청은 반드시 국세청장에게 문서로 신청해 근거를 남겨야 한다.
신청을 받은 국세청장은 조사관할 지방청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배정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며 교차 세무조사를 배정받은 지방청장은 조사국별 사무분장, 업무량, 조사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사 담당국을 지정해야 한다.
조사공무원이 해서는 안 되는 행위에 대한 내용도 신설됐다.
조사대상 세목 및 과세기간의 과세표준과 세액의 계산과 관련 없는 장부등의 제출을 요구하거나 세무조사의 중지기간 중에 납세자에게 국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 또는 경정하기 위한 질문을 하거나 장부등의 검사·조사 또는 자료 제출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장부나 서류 등의 일시보관 요건도 기존에는 조사진행 중 증거인멸 우려 등 긴급한 경우에는 조사관서장의 승인을 받아 납세자의 동의하에 장부·서류·증빙 등을 조사관서에 일시보관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이 경우, 그 사실을 다음날까지 관할 지방청장에게 보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개정안은 납세자의 증거인멸 우려 등으로 세무조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지방청장에게 미리 승인을 받아 납세자 동의하에 일시보관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존에는 조사에 지장이 없는 한 장부나 서류 등을 즉시 반환해야 하지만 개정안은 일시보관 내용이 포함된 세무조사 안내서를 교부해야 하고 안내 확인 및 동의서를 납세자에게 받아야 한다. 일시보관 중이었던 장부도 반환요청일로부터 14일 이내 반환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심의위원회'로 불리던 조세범칙조사심의위원회는 '범칙위원회'로 명칭이 변경되고 위촉위원 자격도 신설됐다.
4듭 이상의 공무원이나 .판사·검사 또는 군법무관으로 5년 이상 재직한 자, 변호사·공인회계사·세무사 자격을 취득하고 6년 이상 관련 업무 경력을 가진 자 등이 자격조건이다.
이에 더해 조세범칙대상자가 범칙위원회에 서면의견서를 제출하거나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신설됐다.
부정청탁 금지법(김영란법)도 이번 개정안에 반영됐다. 기존에는 조사공무원이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할 경우 이를 거부하고 '국세청공무원행동강령'에 따라야 한다고 되어 있었지만 개정안에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의 수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한편 국세청은 조사사무처리규정 개정안에 대한 찬반의견을 오는 28일까지 접수하며 의견이 있을 시 국세청 조사국 조사기획과에 제출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