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사진)씨가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MBC드라마 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세인들로부터 따가운 비판을 받는 아버지의 재산 문제에 대해서도 "아버지는 거의 전적으로 어머니의 재산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서출판 시공사 대표이사를 맡고있는 전재국씨는 19일 발매된 과의 인터뷰에서 "일부러 안 보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를 한번도 본 적이 없다"며 "한 공화국에서 일어난 일을 드라마로 만들 수 있다는 발상 자체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인물들이 다 살아 있는 것도 문제지만 그 드라마가 현 정권의 정치적 지형과 무관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원한이 있든 은혜가 있든 현 정권이 그 맥락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하면 드라마는 진실을 왜곡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클린턴과 르윈스키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해서 그것을 소재로 포르노(삭제) 드라마를 찍을 순 없는 일 아닙니까. 나중에 좀더 투명한 눈과 차가운 가슴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대가 왔을 때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불과 20년 전의 사건들이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사회가 정상적인 것으로 생각되진 않아요. 그리고 당사자들의 반대 의견이나 심리적 저항감은 전혀 반영될 수가 없는 구조이고요."
재국씨는 "나도 그 드라마에 나왔다고 하던데 관심 없기 때문에 보지 않았고 그것에 대해 항의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며 "연천에 땅 산 것이 뉴스가 되는 판에 드라마에 대해 '앙탈'을 부리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아이들 크는데 큰 죄 지은 사람처럼 비쳐져"
그는 경기도 연천의 1만6000평에 달하는 땅을 매입한 사실이 최근 언론에 보도되며 구설수에 올랐는데, 이에 대한 생각도 소상하게 얘기했다.
재국씨는 2009년 완공을 목표로 연천에 허브 농원을 만드는 중이라고 밝힌 뒤 "세금 낼만큼 내고 세상을 안 속이면서 사업을 해왔다"며 연천 땅을 타인 명의로 몰래 산 것도 아니고 나쁜 일을 하려고 산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연천 땅 매입' 언론보도를 접한 그는 "(나도) 세금을 내고 열심히 사업하는 대한민국 국민인데 보호받을 수 있는 사생활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공인이 아닌 만큼 기본적인 사생활만큼은 지켜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재국씨는 "아이들이 크는데 내가 무슨 큰 죄를 지은 사람처럼 비쳐져서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그에게는 "아버지 재산은 29만원에 불과한데 아들은 연매출 500억원의 출판사 사장이 될 수 있냐?"는 물음이 따라 다닌다. 그는 "그런 식으로 따지면 우리 일가족 전부가 단 한푼의 재산도 소유할 수 없다"며 "아버지가 지금 추징금을 못 내고 있는데 내가 어떤 식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모르겠다. 실정법 위에 정서법이 있다"며 곤혹스런 심경을 피력했다.
재국씨는 "이론적으로 보면 아버님의 재산은 지금 한푼도 남아 있지 않다. 어머니가 (외조부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이 있는데 지금 아버님의 생활은 거의 전적으로 어머니의 재산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산이 한푼도 없다면서 무슨 돈으로 골프를 치고 사람들과 교유하는지에 대한 의혹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부별산제라고는 하지만 어머님이 아버님 생활을 어떻게 나 몰라라 하겠습니까. 어머니의 재산으로 꾸려가야 하는 생활의 단면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전직 대통령 아들의 업보, 깊고 무거운 줄은 알지만..."
그는 아버지에 대한 비판여론에 대해 "아버지 명의의 통장에 남아 있는 잔액을 있는 그대로 밝힌다는 것이 결과적으로 굉장히 이상한 답변이 돼서 국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해석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업보가 참으로 깊고 무거운 줄은 알고 있다"면서도 "청와대에서 7년 동안 살 때도 나는 한번도 즐거웠던 적이 없었다. 청와대 문을 열고 들어간 업보가 이렇게 가혹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털어놨다.
재국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한문선생에게 를 배우고 서예를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일요일은 가족들이 모여서 배드민턴을 친다. (아버지의) 건강은 좋은 편이지만 행동반경이 좁고 활동이 적어지니까 조금만 잘못 관리해도 금방 나빠질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재국씨는 "국회의원은 너무 월급이 박해서 못하겠다. 기회가 온다 해도 내가 정치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의 정계입문 가능성을 일축했다.
인터뷰는 임진강변의 한 민물매운탕집에서 13일 저녁부터 14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