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 '양국역사문제 중점 논의-낮은 수준의 합의 도달'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야스쿠니 신사외 제3의 추도시설 문제와 관련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 국민여론 등 제반사정을 봐가며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방한중인 고이즈미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 2001년 10월 한일정상회담에서 논의된바 있는 제3의 추도시설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제2기 역사공동연구위원회에 역사교과서 연구를 포함시키고 공동연구결과에 대해 널리 주지시켜 각각의 교과서 제도 하에서 노력키로 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의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약 2시간에 걸쳐 양국관계, 상호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특히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 많은 의견을 교환했다"며 "그리고 역사문제에 관련해 (위와 같은 내용에 대한) 낮은 수준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일공동합의문을 조율하는데 소요된 10분정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1시간 50분은 모두 역사문제를 중심으로 여러 관점에서 대화를 나눴다"며 "그동안 제기돼 왔고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논점에 대해 빠짐없이 대화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역사를 보는 기본적인 인식문제부터 역사교과서문제, 그리고 야스쿠니 참배에 관한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서로의 인식을 솔직하면서도 진지하게 대화를 통해 나눴으며 일부에 있어서 공감대 형성됐지만 그러나 합의에 이른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국 정상은 한일역사문제에 대한 오랜 대화에도 불구하고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내년 1월 일본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기약했다.
노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와 제가 확실히 공감한 것은 결국 모두가 평화를 존중하고 그를 위해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는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점"이라며 "미래의 한일관계와 평화가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이의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서로 평화의 의지를 강조하고 교류를 증진하며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미래의 평화가 보장된다고 하기는 어렵다"며 "미래의 안전과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를 보장할 수 있는 외교적, 정치적 틀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국의 과거사에 대한 인식을 정리해서 소위 화해를 이룰 수 있는 조치, 그리고 과거와 미래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의 인식 가질 수 있는 노력, 그리고 사회문화 교류와 협력 등 이 세 가지가 함께 진행돼야 미래의 동북아시아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에게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평화와 교류를 강조하는 것을 넘어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며 "고이즈미 총리와 제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한중일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획기적인 토대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결국 역사에서 할 일을 다 못한 지도자가 될 것이고 거기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씀도 드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