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8·2대책 직후 수준 둔화…이번주 0.08%

강남구 매매가격 31주 만에 0.01% 하락…전셋값도 5주 연속 내림세
"정부 규제강화 기조 속 상승 모멘텀 안보여…당분간 가격안정 지속"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지난해 8·2부동산대책 직후 수준인 0.08%까지 떨어졌다.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9월 이후 31주만에 0.01%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부동산 규제책 시행과 보유세 강화 관련 논의가 나오면서 아파트 가격 변동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전세시장도 0.02% 하락해 201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5주 연속 내림세가 이어졌다.

부동산114는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매도·매수인 눈치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매도호가가 낮아졌다며 20일 이같이 밝혔다. 재건축 아파트는 변동률 0.04%로 강보합세를 내비쳤으며 신도시는 지난주와 같은 0.02%, 경기·인천은 0% 보합세다. 지난 2월 9일 기준 0.57%로 올해 최고점을 찍었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이후 10주 연속 둔화됐다. 올해 중 0.1%대도 이번에 처음으로 깨졌다.

지역별로는 성북(0.27%), 서초(0.24%), 구로(0.20%), 강서(0.19%), 은평(0.19%), 동작(0.15%), 마포(0.13%), 관악(0.10%) 순으로 상승폭이 나타났다. 성북은 길음동 길음뉴타운5·6·7(두산위브)·8단지(래미안)가 500만~1500만원 가량 상승했고 서초는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반포가 2500만~1억원 정도 올랐다. 구로는 구로동 주공1차가 750만~1250만원, 개봉동 거성푸르뫼1차가 1500만~2500만원 뛰었다. 부동산114는 "성북은 학군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길음뉴타운 일대 아파트 매매가격이 올랐다"며 "서초는 매수세가 예전만 못하지만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는 매물이 귀하고 나오면 거래돼 시세 상승으로 이어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강남은 0.01% 하락했다. 정부 규제강화에 매수세가 주춤해지면서 개포동 주공고층 5단지가 1000만~6000만원, 청담동 진흥이 2500만원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신도시는 평촌(0.05%), 분당(0.04%), 산본(0.03%), 광교(0.03%), 위례(0.03%) 등이 상승폭을 기록했다. 평촌은 매매수요가 뜸해졌으나 매물이 귀해 비산동 관악현대가 1000만원, 평촌동 귀인마을현대홈타운이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산본은 산본동 주공11단지가 250만~500만원 정도 올랐다. 소형 면적대를 찾는 실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인천은 과천(0.11%), 의왕(0.09%), 군포(0.08%), 성남(0.07%), 부천(0.04%), 안양(0.04%), 광명(0.03%) 등에서 가격 상승을 보였다. 과천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가격이 오른 채 매물이 나온 별양동 주공4단지가 1000만~1500만원 가량 뛰었다. 의왕은 내손동 포일자이·내손대림e편한세상이 500만원 정도, 군포는 대야미동 대야미아이파크가 실수요 거래로 500만원 가량 각각 상승했다. 반면 안산(-0.30%), 안성(-0.24%), 평택(-0.21%) 등은 새 아파트 입주 영향으로 기존 아파트 수요가 끊겨 매매가격이 내려갔다.

전세의 경우 서울 -0.02%, 신도시 -0.10%, 경기·인천 -0.06% 등 전체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역별로 서울은 성동(-0.25%), 강서(-0.23%), 금천(-0.08%), 서초(-0.06%), 동작(-0.05%) 등에서 전셋값이 떨어졌고 성북(0.10%), 은평(0.09%), 관악(0.06%), 송파(0.05%), 중구(0.05%), 양천(0.03%), 종로(0.02%) 등은 소폭 올랐다. 서동은 세입자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지만 인근 신규아파트로 수요가 분산돼 약세를 보였고 서초는 가파르게 오르다 전세수요가 뜸해지면서 하향 조정됐다는 분석이다.

신도시는 판교(-0.78%), 위례(-0.23%), 김포한강(-0.18%), 광교(-0.17%), 평촌(-0.06%), 분당(-0.03%) 순으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경기·인천은 안산(-0.57%), 김포(-0.30%), 평택(-0.27%), 광명(-0.20%), 안성(-0.16%), 시흥(-0.10%) 등에서 약세가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안정세와 전세시장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서성권 선임연구원은 "정부의 규제강화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을 이끌만한 모멘텀은 눈에 띄지 않는다"며 "6월 지방선거가 예정됐지만 개발 위주 부동산 공약보다 주거복지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2~3년 동안 서울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열기 속에 공급됐던 물량이 신규 아파트로 전세시장에 공급돼 전세매물에 여유가 있고 수요의 상당부분도 매매시장으로 흡수돼 전세수요가 대폭 감소했다"며 "서울시에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통해 재건축 아파트 이주시기를 조정하면서 이주수요가 분산된 것도 전셋값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는데 올해 말 대단지 아파트 입주 완료 전까지는 수급불균형에 따른 전셋값 약보합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