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자사 마일리지 서비스인 '레인보우포인트' 혜택을 일방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혀 비난을 사고 있다.
'레인보우포인트'는 SK텔레콤이 가입자의 통화요금의 일정부분을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것으로 이를 이용해 무료통화, 휴대폰 애프터서비스 결제, 기타 부가서비스 요금 결제 등에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런데 SK텔레콤이 레인보우포인트의 사용방법을 오는 7월 1일부터 가입자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변경하기로 하면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요금할인 대폭 축소, 최대 5만2000원 허공으로
먼저 레인보우포인트를 이용한 무료통화 혜택이 대폭 축소됐다. 원래 포인트 1000점에 10분, 3000점에 30분, 1만점에 150분, 1만5000점에 350분, 2만점에 600분의 무료통화 혜택을 줬지만 변경된 사용방법대로라면 적립된 포인트는 1점당 무조건 1원으로 환산돼 통화요금이 차감된다.
이렇게 되면 가입자들에게 돌아갈 요금할인 혜택은 크게 줄어든다. 예를 들어 2만점을 적립한 가입자의 경우 기존대로라면 600분의 무료통화 혜택을 얻어 7만2000원 상당의 요금을 절약할 수 있지만 다음달부터 1점당 1원이 적용되면 차감받을 수 있는 통화요금이 2만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사용방법 변경 후 무려 5만2000원이 허공으로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또 발신자번호표시와 컬러링 서비스 무료 혜택도 크게 줄었다. 발신자번호표시의 경우 원래 1000점에 1개월, 3000점에 3개월, 1만점에 15개월의 무료 혜택을 주던 것에서 포인트 1점을 1원으로 환산해 요금에서 차감해주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는 1만점으로 15개월치 1만5000원의 요금 혜택을 볼 수 있었지만 다음달부터는 1만점으로 10개월치 요금밖에 결제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SK텔레콤은 이러한 사실을 가입자들에게 충분히 알리지도 않았다. 포인트 사용방법이 바뀐다는 것은 지난 7일 SK텔레콤의 이스테이션 홈페이지 게시판에만 슬쩍 공지됐다. 개별 가입자들에게는 그보다 일주일이 지난, 14일이 돼서야 요금 고지서를 통해 뒤늦게 알렸다. 사용방법 변경까지는 불과 2주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혜택 축소 사실도 14일에야 고지
가입자들은 거대 이동통신업체의 횡포라고 강한 비난을 보내고 있다. SK텔레콤 가입자인 전 아무개씨는 "600분 무료통화를 받기 위해 지금까지 1만9400점을 모아놓았는데 갑자기 혜택이 축소됐다"며 "조금이라도 손해를 줄이기 위해서 부득이 이번 달 안에 레인보우포인트를 사용하게 되면 350분 무료통화 혜택밖에 볼 수 없게 돼 버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학생인 김기석씨도 "가입자 한 사람당 적게는 몇천원에서 많게는 몇만원까지 혜택을 축소한다면 가입자가 1900만이 넘는 SK텔레콤이 가져가게 되는 추가 이익은 수백억원이 넘어가게 될 것"이라며 "가입자를 무시하는 거대 이동통신사의 횡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원래 약관에 규정된 대로 포인트 혜택을 1점당 1원으로 재조정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가입자들의 불만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정통부의 '이통사 마일리지제도 개선 방안'에 따라 원래 약관상 포인트 1점당 1원으로 정해져 있다"며 "그동안 마케팅 차원에서 할인요율을 높여놨었는데 이를 재조정한 것일 뿐이며 가입자 혼란을 막기위해 1달 정도의 유예기간을 뒀다"고 말했다.
매년 막대한 초과이윤 거두면서 가입자 권리 외면
하지만 가입자들의 비난은 수그러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이 가입자들이 내는 요금으로 막대한 이윤을 올리고 있으면서도 가입자들의 권리보호는 외면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SK텔레콤의 매출은 9조7037억원에 영업이익은 무려 2조3596억원에 달했다. 올 1분기만 해도 매출 2조4119억원에 영업이익 6145억원을 기록하는 등 SK텔레콤은 정보통신부의 요금 인가제 덕분에 막대한 초과 이윤을 보장받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