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적으로 거주하지 않은 주택을 '별장'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부분을 두고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현재 과세당국은 별장 등 사치성 재산에 대해서 취득세·재산세를 '중과'하고 있는데, 과세를 판단하는 기준이 상시 거주라는 것밖에 없어 이를 확인하는 세무공무원에게 과도한 재량권이 부여되고 있다.
이러한 현황과세로 인해 납세자의 조세불복이 끊이지 않는 만큼, 별장에 대한 과세요건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임상빈 박사(경기도청 세정과)는 지난 21일 중앙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8년 한국세무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에 참석해 '실질과세 구현을 위한 지방세법상 현황과세 고찰-별장 중과세의 요건과 현황과세 기준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통해 "지방세법상 별장의 중과세와 관련해 별장 요건이 물리적 기준 없이 추상적 개념으로 되어 있어 현황과세에 따른 과세형평성이 문제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에 따르면, 사치성재산에 대한 중과세제도는 1973년 처음 만들어졌다.
당시 별장 등을 사치성 재산으로 보고 취득세의 300%를 중과세했다.
이듬해 '긴급조치 3호'로 인해 취득세 중과세는 일반세율(2%)의 7.5배까지 올라갔다가 현재는 '5배 중과'가 이루어지고 있다. 별장의 재산세는 4%의 세율로 매겨지는데, 일반주택의 세율이 0.2%에서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것을 고려하면 20배 이상 재산세를 내는 셈이다.
논문은 "지방세의 별장에 대한 세율체계는 벌칙적 성격의 과세로 1973년 중과세제도가 도입된 이후 세부담에 대한 현실화 문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과세당국이 주택을 별장으로 분류하는 순간 취득·재산세가 수 십배가 늘어나기 십상인데, 세금을 부과하기 위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 문제다.
현행 상시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휴양·피서·놀이 등으로 용도로 사용하는 건축물과 부속 토지를 별장으로 보고 있으나, 주택을 일시적으로 휴양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까지 별장으로 과세될 수 있기 때문에서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안이한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소리다.
논문은 "최근 대법원은 주민등록표상 주소를 두지 않더라도 상시 거주한 것으로 판단해, 과세관청이 낮 시간에 몇 번의 출장으로 실제거주를 부정하는 관행에 대해서 납세자의 권리보호 측면에서 엄격하게 별장 과세요건을 과세관청이 입증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중과세 대상이냐 아니냐'를 두고 과세당국과 납세자 간의 세금분쟁에서, 겉모습만 보고 무턱대고 과세했다가 과세당국이 오히려 '된서리'를 맞는 경우도 적지 않다.
조세심판원의 심판례(조심2012지0698)를 보면, 과세당국이 노래방과 유흥주점이 같은 출입구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노래방을 중과세 대상으로 판단했지만, 결국 객관적인 입증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납세자에게 진 경우가 있다.
논문은 "법령 개정을 통해서 별장에 대한 개념 규정을 두고 있으나 그 개념이 모호하고 고급주택 요건과 달리 물적 기준에 대한 요건이 없어 별장 과세 시 세무공무원의 재량권이 크게 작용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과세요건에 물적 기준 요건을 추가해 현행과 같은 포괄개념의 과세요건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