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회사채 시장규모가 총600조원(개인 60조원 포함)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7월부터 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이자소득에 대해선 원천징수의무가 면제돼 금융기관의 수익성이 크게 높아지게 됐다.
또 금융기관을 제외한 개인이나 법인이 만기 전에 채권을 중도 매매할 경우, 채권양도자는 중도매매할 때 보유기간 동안의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납부하도록 하는 '보유기간 과세제도'로 원천징수 시스템이 변경된다.
국세청은 23일 "오는 7월 1일부터 금융소득 원천징수제도가 크게 바뀌어 적용된다"며 "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이자소득에 대해선 원천징수의무가 면제되고, 금융기관을 제외한 회사·개인은 채권을 중도매매할 때도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납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에 대해선 채권을 매매하거나 이자를 지급할 때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납부해 왔다.
그러나 7월 이후에는 채권을 매매하거나 이자를 지급할 때는 원천징수를 하지 않고 있다가, 은행이 법인세를 납부할 때 사업연도 기간의 이자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상당액을 납부할 수 있도록 제도가 변경된 것.
제도변경에 따라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실질적인 세금납부유예 혜택을 입게 돼, 법인세 신고기한까지 원천징수상당액을 운용할 수 있어 수익성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됐다. 또 금융권은 원천징수업무 면제로 인한 징수와 신고에 따른 업무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국세청은 "금융권의 이자소득 원천징수의무 면제로 투자회사의 수익이 투자자에게 직접 귀속되는 뮤추얼펀드에 투자한 개별투자자의 경우는 금융기관의 수익성제고에 따른 혜택을 직접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기관을 제외한 회사·개인의 채권이자소득에 대해서도 종전 의제원천징수제도가 폐지되고 보유기간 과세제도로 변경된다.
지금까진 채권을 중도매매하는 경우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고 이자를 지급하는 때 전체 이자소득에 대해 원천징수·납부하는 의제원천징수제도가 운영돼 왔다.
그러나 중도매매 당시 원천징수를 하지 않을 경우엔 채권의 기준가격이 보유기간 이자가 포함되는 반면, 채권은 기준가격에서 보유기간 동안 이자에 대한 원천징수액을 뺀 금액이 매도 고시가격으로 돼 있어 시장의 혼란을 초래했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7월 이후 투자자들이 채권을 매매할 경우엔 채권가격에 원천징수상당액도 포함된 것에 유의해야 한다"며 "채권가격에서 보유기간의 이자소득세를 차감한 것이 실제 채권가치인 만큼, 이를 감안해 세후수익율을 따져 거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