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당사에서 남북 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가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김용진 기자)
홍준표, 기자간담회 자청해 남북 정상회담 '혹평'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판문점선언' 평가절하 발언이 계속되고 있다. 홍 대표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비핵화 논의에선 오히려 후퇴했다는 주장과 함께 "김정은과 우리측 주사파들간 숨은 합의가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홍 대표는 30일 오후 당사에서 남북 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본질은 북핵 폐기"라며 "(판문점선언은) 핵심과제인 북핵 폐기 문제가 단 한걸음도 진전이 안됐다. 오히려 과거 합의들보다 후퇴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추상적인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제외하면 어디에도 북한이 핵포기를 한다는 약속이 없다"며 "오히려 '핵 없는 한반도'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향후 미국의 전략자산을 포함한 핵우산 정책을 무너뜨릴 빌미만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북한과 미국이 핵문제와 관련해 5월말 6월초 북미 회담을 예정한 것을 염두에 두고는 "북핵은 남북 당사자간 문제인데 왜 북-미에 맡기고 우리는 방관하느냐"며 "(한반도) 운전자라고 하더니 김정은에게 넘겨주고 이제는 방관자"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가 생각하는 북핵 로드맵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엔 "우리당에서는 리비아식 핵폐기를 요구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즉각 "과연 북한에서 리비아식 핵폐기를 할 수 있는가. 저희들은 거기에 많은 의문을 갖고 있다"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이어 리비아 카다피 정권이 핵 포기 후 민중봉기에 의해 무너진 사례를 말하면서 "미국이 체제보장을 해준다고 체제보장이 되겠나"라며 "북한 주민들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을 했을 경우 (들고 일어날텐데) 김정은 체제가 온전하게 통치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 나선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들에 대한 적나라한 비판도 쏟아졌다.
그는 회견문에서 "비정상적인 남북합의 이면엔 김정은과 주사파의 숨은 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선언 1조 1항에 '민족 자주의 원칙'이 있다. 북한의 대표적인 통일전선 전략이자 한국 내 주사파들의 이념적 토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의 발언을 평가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이 나오자 "그분은 북한 가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로 일축해버렸다.
또한 "지난 금요일 판문점에서 (회담을) 하는 것을 보며 저것도 탁현민(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작품인가"했다며 "기가 막힌 쇼를 하는 것을 보고 그의 작품인가 했다. 그렇지 않은가"라고 기자들에게 되묻기도 했다.
판문점 선언의 국회비준 여부에 대해선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홍 대표는 "조약을 비준하려면 조약의 성격을 가려야 한다. 국가간의 약속이 비준이다"라며 "그동안 남북간 선언이 국회 비준을 받은 적이 있냐"며 비준을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국회 비준이라는 말은 헌법 책을 보지도 않고 하는 질문"이라며 더 이상의 대답은 거부했다.
홍 대표는 지난 1972년 체결된 7·4남북 공동선언에도 '민족자주'라는 표현이 있다며 "박정희정권 때도 주사파가 있었다는 건가"라는 한 기자의 질문엔 "다시 공부하고 질문하라"는 답변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