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강도높은 세무조사로 기획부동산의 폐해가 또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국세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A기획부동산은 서해안 염전까지 200∼300평 규모로 쪼개 파는 뛰어난(?) 수완을 발휘했다. 평당 2만~3만원대에 불과한 땅을 평당 20만∼30만원대에 팔아치운 것이다. 기획부동산의 감언이설에 속은 일반투자자는 햇빛 내리쬐는 염전만큼이나 속이 쪼그라든다.
#1..첫번째 함정=부동산 전문가들은 기획부동산들이 되파는 염전은 거의 대부분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농업진흥구역이나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개발허가가 날래야 날 수 없다. 소금 생산이라는 본래 목표외에는 소유 자체가 부담만 될 뿐이다.
#2..두번째 함정=만에 하나 농업진흥구역이나 개발제한구역이 아닌 염전은 서류상으로는 당장 개발이 가능할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런 규제가 없는 염전이라고 해도 수백평 단위의 소규모 개발은 전혀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염전은 최소한 3만평이상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개발을 신청해도 허가가 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조언한다. 기획부동산으로부터 300평씩 땅을 산 사람 100여명이 머리를 맞대고 개발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도로나 기반시설 구축 등 개발비용은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천문학적 액수다.
이런 상상조차 현실에서는 절대 벌어질 수 없다. 개발규제가 없는 염전 땅값은 이미 평당 수십만원이상 호가하기 때문에 기획부동산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평당 수만원짜리 땅을 수십만원에 되파는 게 기획부동산의 속성이다.
#3..세번째 함정=상황을 백보 양보해서 기획부동산의 논리대로 무조건 염전 개발이 가능하다고 치자. 전문가들은 기획부동산이 말그대로 2~3년내 개발 가능한 염전을 과연 일반투자자에게 헐값에 넘겨주겠느냐고 반문한다.
염전은 인천 용유도 사례처럼 일단 개발만 되면 땅값이 천정부지로 오른다. 기획부동산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금싸라기 땅을 텔레마켓팅으로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매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전문가들은 "간단한 투자원리조차 잊고 뒤늦게 땅 투기에 발을 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기획부동산의 주 타깃"이라며 "기획부동산이 활개를 치는 이면에는 일반인들의 일확천금 심리도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