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경리팀장부터 운전기사까지, "다스 실소유주는 MB" 주장
◆…비자금 횡령과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에서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다스 전 직원들의 진술이 나왔다.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비자금 횡령, 뇌물 등 혐의로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에서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다스 전 직원들의 증언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23일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에 대한 1차 공판에서 검찰은 서증조사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실소유했다는 다스 전 직원들의 진술을 제시했다.
이날 재판에서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주변인들의 진술이 앞으로 이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비자금 횡령, 삼성 소송비 대납 등 많은 혐의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될지 주목된다.
검찰은 다스 전 경리팀장인 채동영씨, 다스 전 총무팀 차장 김모씨,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의 운전기사였던 김종백씨의 검찰 참고인 진술을 차례로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채씨는 검찰 진술에서 "이 회장은 말이 회장이지 중요서류 결재하는 것을 본 적 없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며 "이에 반해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여러번 다스 경영사항과 관련된 보고를 받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채씨는 "경리팀에서 재직할 당시 김성우 다스 사장이 회의결과를 문서로 작성해서 이 전 대통령에게 보내라고 지시했다"며 "문서 제목을 '회장님께'로 적어 이 전 대통령에게 팩스로 발송했다"고 검찰에서 증언했다.
또 검찰은 채씨가 "이 전 대통령이 크게 서류를 출력해서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들어서 A3 용지에 경영성과 보고서를 작성해서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스에서 14년간 총무팀에서 일했던 김 전 차장 역시 "이상은 회장은 '바지사장'에 불과하며 실제 운영은 이 전 대통령이 했다"고 검찰에 증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차장은 검찰에서 "이 회장이 회사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한번도 없다는 것은 다스 직원 전부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이 전 대통령이 실제로 운영하는 회사에서 바지사장 역할을 하며 월급만 축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차장의 진술에 따르면 '왕회장'이라고 불린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이 되기 전에 다스 방문이 잦았다. 김 전 차장은 "(제가) 직접 이 전 대통령을 다스 울산 공장에서 수행해 모신 것만 5차례 정도 된다"면서 "다스 법인카드를 사용해 김포행 VIP항공권을 끊어서 이 전 대통령을 태워 준 적도 있다"고 검찰에 말했다.
또 "다스 경리담당 여직원이 서울에서 사용된 법인카드 전표를 정리하는 것을 보고 '누가 쓴 거냐'고 묻자 '이 전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쓴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김 전 차장이 검찰에서 증언했다.
이밖에도 김 전 차장의 진술에 의하면 이 전 대통령의 큰딸인 주연씨가 다스 명의로 된 차량을 운행하다가 버스와 접촉사고를 내 다스가 가입한 보험회사를 통해 처리하기도 했다. 셋째딸 수연씨도 무직 상태에서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 다스에 허위로 근무하고 있다는 위장재직증명서를 발급받은 사실이 있다.
이 회장의 운전기사로 18년간 근무했던 김씨도 '다스는 MB 소유'라는 일관된 진술을 한 것으로 검찰에 의해 파악됐다.
김씨는 "이 회장의 재산 중 상당수는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며, 이영배 금강 대표와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이를 관리했을 것"이라고 검찰에서 증언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다스 전 직원들이 10년전 일을 다 기억해서 진술한 것인지, 타인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것인지 의심된다"며 "다스 전 직원들의 진술이 대부분 추측에 의존한 전문진술이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28일 2차 공판을 열고 검찰의 서증조사에 대한 변호인의 의견을 듣고 서증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