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E 톱5에 키움, 한국투자, 대신, 삼성, 신한금투의 순 랭크
삼성증권 ROE 대폭 개선…메리츠 실적 부진으로 6%대 급락
증권사들이 증시 호황에 따른 거래활성화에 힘입어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 10%대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ROE가 가장 높은 곳은 키움증권이었으며 가장 낮은 곳은 하나금융투자로 조사됐다.
30일 각사 별도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0대 증권사의 2018년 1분기 ROE는 평균 11.9%로 전년 9.3% 대비 2.6%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1분기에 자기자본 1만원으로 약 1200원의 이익을 벌어들인 셈이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급증할 정도로 업계 전반적으로 고르게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이다.
키움증권은 1분기 ROE 20.6%를 기록해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자랑했다. 그 다음으로 한국투자증권(15.7%), 대신증권(13.8%), 삼성증권(12.3%), 신한금융투자(10.7%), NH투자증권(10.6%), 메리츠종금증권(10.0%) 등이 10% 이상의 ROE를 기록했다. 반면 미래에셋대우(8.9%), KB증권(8.1%), 하나금융투자(8.0%) 등은 하위 3개사에 머물렀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기업들이 자기자본을 가지고 얼마나 이익을 올렸는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브로커리지 점유율 부동의 1위인 키움증권은 유일하게 20%를 넘는 ROE를 기록해 작년에 이어 1위의 자리를 지켰다. 이 회사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아 1월 증시 호황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순이익이 전년보다 58.4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년 대비 3.2%p 상승한 20.6%의 ROE를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1조7800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에 비해 높은 이익 구조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 중에선 한국투자증권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이 회사의 1분기 ROE는 15.7%로 전년에 비해 1.7%p 증가하면서 뛰어난 수익성을 나타냈다. 한투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14.76% 증가한 1644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ROE 상승을 이끌었다. 발행어음업무 인가를 바탕으로 한 자본 조달력에 힘입은바 크다.
대신증권은 ROE 순위가 작년 6위에서 3위로 1년 사이 단숨에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1분기 순이익이 596억원으로 전년 보다 89.45% 늘어난 영향에 힘입어 ROE가 1년 전보다 6.3%p 상승했다.
삼성증권은 1년 동안 ROE 개선 폭이 가장 컸다. 삼성증권의 ROE는 전년 5.6%에서 올해 2배 넘게 상승한 12.3%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1분기 전년 대비 143.48% 증가한 135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삼성증권은 최근 자기자본 4조원 대열에 합류하는 등 몸집을 불리는 중에서도 수익성 지표 관리에 성공했다. 자산관리부문, 순수탁수수료 증가와 함께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ROE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신한금투는 1년 동안 순이익을 400억원 넘게 늘리면서 5%대 수준이던 자기자본 대비 이익률을 10%대로 끌어올렸다.
NH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12.63% 증가한 1276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10.6%의 ROE를 이뤄냈다.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와 부동산, 대체투자 부문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대신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의 ROE 상승세에 밀리면서 순위는 작년 4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이번 조사대상 증권사 가운데 전년보다 ROE가 감소한 회사는 메리츠종금증권과 KB증권이었다.
1년 전 ROE순위 2위를 유지했던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7위로 밀려났다. 이 회사의 1분기 ROE는 10%에 턱걸이 하며 작년 17%에 달하던 수치가 7% 가까이 급락했다. 이는 증권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이익률이 떨어진 케이스이다.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자기자본을 1조원 이상 크게 늘렸지만 순익 증가는 4.39%에 그치면서 ROE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KB증권 역시 ROE가 0.1%p 소폭 낮아졌다. 이 회사는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3% 증가한 881억원을 기록하는 등 조사대상 증권사 중 실적 증가 폭이 가장 미미한 편에 속했다. 이에 따라 작년 1분기 ROE 순위 5위에서 9위까지 내려앉았다. 특히 초대형 투자은행 중에서 제일 수익성이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중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에 전년 대비 144.63% 증가한 1719억원의 순익을 올린 탓에 ROE 수치가 대폭 개선됐다. 미래에셋대우의 1분기 ROE는 8.9%로 지난해 4.3%보다 4.6%p 상승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7000억원대의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이 업계에서 유일하게 8조원을 넘겼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당초 미래에셋의 ROE 하락을 점쳤지만 5%에 가까운 상승을 이뤄내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다만 1분기에 올린 순익 규모로는 거대한 자기자본에 비해 수익성이 아직 미진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 1분기 8.0%의 ROE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1분기에 전년 170억원의 2배가 넘는 45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에 따라 2016년 1분기 0.6% 수준이던 ROE도 작년 3.6%, 올해 8.0%로 수직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타 증권사에 비해 낮은 수준의 ROE로 작년에 이어 최하위에 위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