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LS그룹의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행위인 통행세 거래에 칼을 빼들었다. 공정위는 LS의 총수일가가 부당내부거래에 관여한 것을 확인하고 모두 259억 6000만원의 과징금 부과와 함께 경영진·법인을 고발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공정위는 LS(구 LS전선)가 직접 또는 LS니꼬동제련에 지시하는 방법으로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LS글로벌)를 장기간 부당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시정명령과 LS 111억 4800만원, LS니꼬동제련 103억 6400만원, LS전선 30억 3300만원, LS글로벌 14억 16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위는 LS, LS니꼬동제련, LS전선 등의 법인 3곳과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도석구 LS니꼬동제련 대표이사 사장 등 6명에 대한 고발도 진행한다.
LS는 총수일가가 직접 관여해 통행세 수취회사인 LS글로벌을 설립하고 그룹 차원에서 부당행위를 기획·실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LS니꼬동제련 전기동 통행세 거래구조. 자료=공정거래위원회
LS글로벌은 LS니꼬동제련으로부터 구매한 물량을 LS 4개 전선 계열사에 판매하면서 고액의 마진을 가산한 가격으로 판매했다. 이 회사는 중계업체임에도 운송·재고관리 등의 실질적 역할이 없었으며 이 과정에서 2006년부터 지금까지 영업이익의 31.4%, 당기순이익의 53.1%에 달하는 130억원의 경제상 이익을 얻었다.
LS전선이 수입전기동을 구매할 때는 LS글로벌에 계약권만 넘겨주고 구매가격에 고액의 마진을 가산해 다시 구입하면서 2006~2016년 영업이익의 16.4%, 당기순이익의 27.7%에 달하는 과다한 경제상 이익(67억 6000만원)을 제공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 지주회사인 LS는 이 같은 거래구조의 기획·설계·교사 주체로 지원행위 실행·유지에 지속 관여했으며 당사자들이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을 인식하고서도 공정위 조사 대비 내부문건 구비 등 법 위반 행위를 지속한 부분도 확인됐다.
결국 LS글로벌에 10여년간 이 회사 당기순이익의 80.9%에 달하는 197억원에 달하는 지원이 이뤄졌으며 총수일가 12인이 일감몰아주기 과세 시행 직전인 2011년 11월 보유하던 LS글로벌 주식 전량을 LS에 매각해 모두 93억원의 차익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LS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에도 부당내부거래를 개선하지 않고 오히려 지원행위에 적극 관여하고 LS글로벌이 총수일가를 위한 간접적 지원통로가 됐던 점 등을 고려해 이번 조치를 내렸다. LS전선이 조사과정에서 내부품의서 핵심내용 삭제 등 조직적 변조 뒤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법인과 해당 직원들을 별도로 고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LS는 "LS글로벌은 그룹의 전략 원자재인 전기동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 이 회사를 통한 통합구매는 통행세 거래가 아니다"며 "공급사 LS니꼬동제련과 수요사 LS전선 등 4개사가 정상거래를 통해 모두 이익을 본 것으로 피해자가 없어 부당지원 행위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LS측은 "2005년 LS글로벌 설립 당시 LS전선이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어 공정거래법상 병렬관계에 있는 타계열사들이 출자를 할 수 없어 대주주들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지분 참여를 한 것"이라며 "2011년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대주주 보유 지분을 선제적으로 정리해 지금은 지주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법 여부가 불분명한 이번 건에 대해 다수의 전·현직 등기임원을 형사 고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된다"며 "의결서 접수 후 법적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