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서 여고생 집단폭행 <사진: KBS>
서울의 한 여고생이 중고교생 또래에게 맞고 성추행을 당해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며 음식을 넘기지도 못하게 됐다.
지난 4일 서울 도봉경찰서는 중학생 B(14)양 등 중고교생 10명을 공동폭행 및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여고생 A양은 지난달 26일 오후 노원구 석계역 인근에 위치한 한 노래방에서 남녀 학생 5명으로부터 1시간 30분 동안 폭행을 당했다.
가해자들은 A양을 무릎 꿇리고 얼굴과 배 등을 마구 때린 후 노래방에서 나와 관악산으로 이동했다.
인적이 드문 곳에 도착한 이들은 다시 A양을 때리기 시작했다. 다른 학생 3명이 합류해 가해 학생은 8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A양의 옷을 벗기고 주변에 있던 사물을 이용해 성추행하기도 했다. 소리를 지르면 폭행이 더욱 심해져 도망갈 수도 없었다.
일당은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자 옷을 입힌 뒤 산속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폭행을 이어갔다.
가해자들은 다음날 오전 6~7시가 되서야 산에서 내려왔다. 이후 다른 학생들은 모두 돌아가고 3명만 남아 가해자 중 한 명인 B양의 집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A양에게 "이 일을 발설하거나 신고하면 성매매를 시키겠다"고 협박했다.
이후 B양이 집에서 잠이 들자 A양은 자신의 휴대폰을 찾아 어머니에게 "신고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형사 한 명과 부모가 찾아온 끝에야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다.
A양 언니는 "폭행 직후 모습을 사진으로만 봤는데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면서 "동생이 초반에는 밥을 먹지도, 물을 마시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가슴에 공기가 차는 등 위험한 상태였다가 사흘째 되던 날에야 겨우 짧은 대답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언니는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동생의 피해 내용이 담긴 글을 게시하며 소년법 폐지를 촉구했다.
A양과 가해자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사이로 가해자들은 "A양이 센 척한다"며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폭행에 가담한 중학생 B양 등 10대 10명을 공동폭행 및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다. 이 중 폭행을 주도하고 절도 혐의가 추가로 확인된 3명은 경기 안양시 소재 소년분류심사원에 인치했다.
그러나 주동자인 여중생이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이어서 처벌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