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가 제때 세금을 신고·납부하지 않았을 때 일종의 '징벌적 성격'으로 부과되는 납부불성실가산세의 세율이 내려간다. 그동안 학계와 재계를 중심으로 시중금리 상황(저금리 기조)를 반영하지 않은 가산세율이 너무 과도하다는 불만을 끊임없이 제기했었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2018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개정안은 입법예고 기간을 갖고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친 뒤 오는 8월31일까지 국회에 제출된다.
현재 납부불성실가산세·환급불성실가산세의 세율은 연 10.95%(1일 0.03%)다. 이 가산세율은 1999년 18.25%에서 2003년 10.95%로 내려간 이후 16년째 제자리만 멤돌고 있는 상황.
그런데 과다납부 한 세금을 돌려주는 국세환급가산금의 이자율은 매년 예금이자율과 연동시키고 있다. 2012년 환급가산금의 이자율은 4.0%에서 시중금리 하락을 반영해 1.6%까지 내려갔다가 올해 1.8%로 다시 조금 오른 상태다.
두 이자율 간의 격차는 2012년 약 2.7배에서 현재 6.4배 수준까지 벌어졌다.
세금을 받아낼 때는 왕창 거두고, 돌려줄 때는 찔끔 주는 전형적인 '놀부셈법'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된 이유다.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개선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세수 상황 등을 고려해 보수적 관점으로 접근했던 정부가 정책방향을 전환했다. 다만 '획기적인' 태도의 전향은 없었다.
정부는 납부불성실가산세·환급불성실가산세에 적용되는 이자율을 1일당 0.025%로 낮췄다. 연 기준으로 이자율은 9.12% 수준이다. 원천징수납부 등 불성실가산세율도 '1일 0.03%→1일 0.025%'로 낮췄다.
환급가산금 이자율 간 격차가 벌어지는 것과 비교하면 인하폭은 그야말로 '찔끔'에 그친 것이다.
체납가산금율도 매월 1개월 단위로 1.2%의 가산율을 붙였는데, 앞으로는 0.75%로 내린다.
기재부는 이에 대해 "그간 시중 연체금리 인하에도 납부불성실가산세는 2003년 이후 변동 없이 유지되어 인하 요구가 지속된데 따른 것"이라며 "납세고지일 경과 후 매일 부과되는 가산금도 연체이자 성격임을 감안해 연계해 조정했다"고 밝혔다.
납부지연에 대한 행정제재와 연체 이자로서 성격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납부불성실가산세와 가산금제도 통합해서 운영된다. 이는 '납부지연가산세'로, 징수시스템 개편 등 소요기간을 감안해 2020년부터 시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