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당대표 판세…'유승민계' 아닌 '안철수계'로 가닥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패배에 책임 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김용진 기자]

바른미래당이 다음달 2일 전당대회를 통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인 가운데 유승민 전 공동대표계 인물들이 당대표 선거 출마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일 바른미래당은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오는 8~9일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등록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또 11일에는 예비경선(컷오프)을 치러 본선 후보자 6인을 선정하기로 했다.

해당 공지가 올라오고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을 포함한 당원들은 속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지만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따랐던 인물들의 출마 선언이 지지부진 하면서 당내에서는 유 전 공동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줄어들고 있으며 다음 총선을 위한 당권 복귀도 힘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바른미래당 창당을 돕고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안철수 전 의원의 측근들은 속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특히 지난 선거에서 바른미래당 상임선대위원장을 당을 이끌었던 손학규 상임고문은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당권 도전이 유력시 되고 있다. 손 고문은 안철수계 대표 인사로 언급되는 인물이다.

또 2013년 안철수 전 대표의 보좌관을 지낸 이수봉 전 인천시당위원장과 그의 인재영입으로 바른미래당에 합류한 장성민 전 의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안 전 의원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태규 사무총장도 최근 안 전 대표와 가까운 전직 지역위원장 등 10여명을 안 전 의원의 싱크탱크인 '미래' 사무실로 불러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이러한 안 전 의원 측근들의 모임이 안철수계 인물들로 당 지도부로 만들어 안 전 의원을 자연스럽게 정계에 복귀시키려는 게 아닌가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

안 전 의원 측근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반면 당 창당과 함께 당을 이끌었던 유승민 전 공동대표계 후보는 전무한 상태다. 지난 2일 바른정당에서 미래당으로 합류한 하태경 의원이 "2020년 제 1야당 교체의 위대한 정치혁명을 이뤄내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지만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인물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 전 공동대표와 정치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대표적 유승민계 의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지상욱 의원도 여전히 출마의사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준석 전 지역위원장 또한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지만 유승민 전 대표와는 정치적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 한 관계자는 "손학규 고문의 출마가 유력한 상황에서 유승민계 후보들은 지난 지방선거의 책임을 유승민 전 대표로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 사실상 표심을 얻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