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공인회계사 합격자 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회계업계 안팎에서는 주52시간제 시행 및 표준감사시간제 도입 등에 따른 회계사 인력확충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다.
14일 금융위원회와 회계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위는 외부감사법 전부개정에 따라 회계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 최근 회계업계 및 관련 기관 등을 통해 회계사 선발인원 증원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선발인원 증원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회계사 합격자 최소인원은 850명. 2000년 555명에서 2001년 1014명으로 확 늘어난 회계사 합격자 수는 2006년까지 매년 1000명 수준을 유지했다.
최근 10년 동안에도 2014년 886명을 제외하고는 매년 900명 이상의 신규 회계사가 배출되고 있으며 올해 역시 이변이 없는 한 900명을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업계 분위기를 보면 내년부터 회계사 합격자 최소인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하다.
외감법 개정 뿐 아니라 표준감사시간제, 주 52시간 근무제도 등 빅4 회계법인을 중심으로 회계사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내년부터 합격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온다.
실제 빅4 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에서 올해 목표로 한 신규 채용 회계사 규모만 1300여명으로, 1년에 배출되는 합격자만으로 채용 목표를 채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금융위로부터 의견 수렴 요청을 받은 4대 회계법인 등 대형회계법인들은 이번 회계사 합격자 수 증원안에 적극 찬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대형회계법인 관계자는 "4대 회계법인에서만 필요로 하는 회계사 수도 모자랄 정도"라며 "회계법인들이 바뀐 회계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선 회계사 합격자 수를 늘려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규모가 작은 중소회계법인들은 회계사 합격자 수를 늘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중소회계법인 관계자는 "2010년 이후 매년 850명 정도의 회계사가 등록을 하고 있지만 420명 이상의 회계사가 매년 감사업계를 떠나고 있다"면서 "현재 업계를 떠난 7000여명의 회계사(휴업 회계사)들이 다시 업계로 복귀할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휴업 회계사들을 다시 업계로 불러들일 만한 유인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는 것이 정설.
수요 증대에 따라 4대 회계법인 등을 중심으로 회계사들의 대우(연봉 등)를 강화하고 있지만 일반 기업에서도 회계인력 확보를 위해 유사한 인사정책을 도입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위는 업계 의견을 두루두루 수렴해 적정 수준의 합격자 수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손영채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현재 회계사 합격자 수 증원 방안을 놓고 내부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공인회계사자격제도 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오는 11월 최소합격 인원을 발표하게 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합격자 수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