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3년물 1.893%에서 1.967%로 올라…회사채도 상승세
정치인 금리 발언 자제해야…터키 리라가치 하락 교훈 삼아야
◆…자료=금융투자협회 제공
정부가 부동산 과열 부작용을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옥죄기에 나선데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자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가 껑충 뛰어 올랐다.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7일 1.967%에 거래를 마쳤다. 이 총리의 발언 전인 12일의 금리 1.893%와 비교하면 3거래일만에 7.4bp(1bp=0.01%) 오른 상황이다.
회사채 금리도 국고채와 함께 올랐다. 회사채(무보증 3년) AA-는 이날 2.413%를 기록하며 12일의 2.343%보다 7.0bp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조이기가 이 총리 발언을 계기로 채권시장으로까지 불똥이 튀었고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가 오르면서 기업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리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우량 기업보다 낮은 신용도를 가진 기업들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회사채 3년채와 같은 단기물은 상황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고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이자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단기채는 기준금리 인상 등 변동성의 영향이 곧바로 반영된다. 시장에서 이 총리의 발언을 계속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단기채 금리가 급등하게 된다.
금리 인상이 부동산 과열을 방지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금리와 부동산과의 역(逆) 상관관계가 100%를 보일 것인가에 따라 엇갈릴수 있다.
집값과 금리와의 관계는 밀접하지만 금리인상은 부동산 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제활동에도 영향을 주게되고 부동산 과열 부작용을 해소하기에 앞서 기업들이 훨씬 더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이 총리의 금리인상 가능성 발언을 내심 탐탁치 않게 여기는듯 하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부동산 가격만을 겨냥해 통화정책을 할 순 없다”며 “기준금리 결정은 금융통화위원회가 한은법에 의해 중립적, 자율적으로 해야 하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저금리 기조가 오래 유지되면서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쏠렸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말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한미간 금리차는 0.5%포인트에서 0.75%포인트까지 벌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의 금리 발언은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금리 발언이 대표적인 사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5월 15일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이 통화정책에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줘야 한다”며 “고금리가 인플레의 원인이며 금리가 낮을수록 인플레가 낮게 유지된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통화정책 개입 의지를 밝히자 당시 리라화 환율은 달러당 4.50 리라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리라화 가치하락으로 되레 터키 경제에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리라화가 예상치 못한 방한 방향으로 흐르자 터키 중앙은행이 뒤늦게 긴급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터키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더이상의 신뢰를 주지 않았다.
정치인의 어설픈 금리 발언은 자칫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주게 된다. 금리는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해야 한다. 대신 잘못된 결정에 대해서는 금통위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