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곡 쓰레기매립장.
부산 강서구 생곡재활용센터 사업에서 비상식적인 법률자문과 부산시의 안일한 행정이 '환피아' 구조를 통해 사업을 독식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가 피감 관련자의 K모 법무법인에 10여 년째 법률자문을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생곡재활용센터는 초기 생곡광역쓰레기매립장대책위원회 위원장이던 김모(78)씨가 11년째 대표를 맡고 있다.
부산시는 광역매립장 건설 당시인 1996년 쓰레기 반입의 조건으로 재활용센터 운영권을 생곡 주민들에 주기로 합의한 뒤 센터를 개설했다. 하지만 최근 부산시가 부산자원재활용센터를 인수했다.
재활용센터 사업운영 정관에 의하면 '현재 나이가 만 78세인 김 대표는 이미 대표 자격을 8년 전에 상실했다'며 생곡대책위의 주장이다.
재활용센터 정관 제13조(임원 결격자) 4항에는 '만 70세 이상의 노약자'가 센터의 대표를 맡을 수 없다고 적시돼 있다. 만 70세에 도달한 날로부터 대표 자격을 잃게 되는 것이다.
또 제15조(임직원의 임기) 1항에는 '대표 및 전문경영인의 임기는 3년으로 하고,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김 대표는 현재 4번 연임으로 11년째 재직 중이다.
지난 4월 16일 센터의 운영권을 두고 김 대표와 이 모 부산시 기후환경국장, 배 모(51) 생곡대책위원장 등은 센터 운영권을 9월 말에 부산시로 넘긴다는 내용의 골자로 '부산시 재활용센터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합의서'를 작성했다.
이에 생곡대책위 측은 센터 운영권 이관이 임박해지자 김 대표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합의서의 실효성 여부를 따지고 나섰다. 대책위는 김 대표가 정관에 명시된 사항에 따라 합의서를 작성할 권한이 없다'면서 부산시 감사관실에다 감사를 의뢰했다.
이에 감사관실은 해당 부서인 자원순환과에 세 명의 부산시 자문변호사에게 관련 내용에 대한 답변을 받으라고 요청했다. 이후 자원순환과는 세 명의 변호사에게 의견을 구한 뒤, 이 가운데 K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H 씨가 보낸 의견서 하나를 감사관실에 제출했다. 이 의견서에는 '김 대표의 자격에 문제가 없으므로 합의서가 유효하다'는 취지의 내용의 담겼다.
문제는 변호사 H 씨가 소속된 K 법무법인이 10여 년째 김 대표가 운영한 생곡재활용센터의 고문변호사를 맡았다는 점이다. 또한 K 법무법인은 김 대표의 자격 논란을 불러일으킨 정관을 직접 만들었으며, 지난 4월 부산시 등 삼자 간에 이뤄진 센터 운영권에 관한 합의서 공증도 했다.
이에 부산시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몰랐다. 우리는 단지 자문변호사 6명 가운데 3명을 추천했을 뿐"이라며 "자기들(자원순환과)이 알아서 피해야 하는데 자문을 받은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 관계자도 "K 법무법인이 정관을 직접 작성하고, 10여 년째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은 우리도 정말 몰랐다"고 해명했다.
생곡대책위 관계자는 "이번 형태는 오랫동안 법률자문은 맡은 K 법무법인과 김 대표, 부산시 환경 당국 간의 결탁 의혹만 증폭한 꼴이 됐다"며 "이제는 오거돈 부산시장이 직접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할 것으로 본다"고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