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소득주도 성장론이 경제 망쳐…폐기해야" 폭풍질타
"공공부문 일자리는 아르바이트 수준"vs"맞춤형 일자리"
◆…18일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는 경제·재정정책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국감에서는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정책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타와 이를 방어하는 여당 의원들의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18일 열린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경제정책의 모토로 삼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을 폐기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맹공이 쏟아졌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당 의원들은 이들의 파상공세에 '프레임 논쟁'이라며 방어전에 나섰다.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 정책 역시 고속도로 풀뽑기, 철도역에서 짐 들어주기 등 단기성 일자리라며 제대로 된 일자리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사이비 종교집단의 정신승리 같은 것이 청와대에 가득차 있다"며 "소득주도 성장론을 쓰레기통에 던지고 공무원 일자리와 공공부문 일자리 늘린다는 계획을 버리고 혁신성장과 공정경제에 힘쓰면 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청와대 사람들과 문 대통령 사람들은 시대착오적인 좌파운동권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도대체 어디 있느냐"라며 "김 부총리가 책임질 타이밍이 됐다. 5년 내내 이렇게 끌고가면 김 부총리가 책임을 지게 된다. 이제는 반기를 들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민 소득을 높여야 한다는데 반대 의견이 있을 수 없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리는 것도 반대할 사람이 없다"며 "그러나 저소득층 성장을 기조로 경제성장을 한다는데는 문제가 있다"며 "민간소비 중 하위 20%의 소득이 전체 소득의 2.8%다. 저소득층의 소득증대로 경제성장이 될 것으로 보이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최 의원은 '저소득층 소득 증대는 분배라는 복지의 개념이다. 여기에 모든 것을 집중해서 하다 보니,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라며 "경제정책을 큰 틀로 놓고 보고 각 부분마다 맞게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은 "최근 정부에서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대한 보완으로 유류세를 한시 인하하는 것은 그나마 잘했다"며 "유류세 한시인하가 아닌 부가가치세 수준으로 운영하고 교통에너지환경세 등을 폐지할 용의는 없느냐. 유류세 폐지야말로 소득을 늘려 소득수도 성장에 부합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현 정부의 경제 성적이 나쁘다. (원인은)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잘못 설계됐다는데 동의하느냐"라며 "정부가 경제에 실패한 것은 과도한 공공부문의 팽창과 이에 수반되는 비용 확대, 내수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고환율 정책, 예산만 낭비하는 인위적인 일자리 창출문제 등 세 가지의 실패원인에 대해 동의하느냐"라고 물었다.
김 부총리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환율시장에 개입한 바 없다. 외국환 시장에 개입하면 사후적으로 들통이 난다. 제가 부임한 이후 환율 문제에는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소득주도 성장 실패에 대한 책임론과 관련해선 "그동안 경제성과에 대한 책임 문제에 대해 회피할 생각이 없다. 다만 소득주도 성장 문제는 프레임 논쟁에 말려드는 것 같다"며 "경제를 아는 사람이라면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은 안다. 이런 문제(주장)는 문제의 본질을 달라지게 하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이 좋지 않은 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득주도 성장 때문에 이렇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김 부총리 구하기에 나섰고, 김 부총리는 "저 역시 (생각이) 그렇다.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이 있었다"고 화답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소득주도 성장과 공공기관 일자리 확충 정책이 잘못됐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방어에 나섰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폭풍질타도 이어졌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기재부가 8차례에 걸쳐 공공기관 336곳에 공문을 보내 단기일자리를 늘리려고 한다"며 "정부는 이를 맞춤형 일자리라 표현하는데 이것도 공공기관이 필요해 뽑는 것이 맞춤형이지 기재부가 압박해서 급조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공공기관 닦달하면서 만든 일자리가 고속도로 풀 뽑기, 축제 진행요원, 철도역에서 짐 들어주기, 신혼부부 주택 물색도우미 등이다"며 "누가봐도 고용통계상에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비판을 무마하기 위한 대책 아니냐. 불필요한 일자리를 기재부가 독려하고 압박을 해서 만드는 것은 공공기관 비효율화를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실망스럽다"고 질타했다.
김 부총리는 "공공기관에게 일자리를 만들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본연에 맞는 일자리 수요를 파악한 것"이라며 "해당 기관에서 건의를 하는 내용 검토하는 것이지, 쓸데없는 일자리 만드는 것이 아니다. 다만 현재 고용상황으로 봤을 때 경력관리 차원, 자기계발 차원 등의 일자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추경호 같은 당 의원 또한 "기재부가 단기일자리 수요를 모아 취합했다. 전투를 치르듯 회의도 소집했다"며 "김 부총리가 초심으로 돌아가 색깔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단기일자리에 대한) 정규직 전환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김 부총리는 "가짜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오해"라며 "일자리 창출은 엄중한 사안이다.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렵다. 노동의 공급 측면에서 볼 때 청년들은 자기계발과 경력개발의 기회를 얻는다는 의도이지, 단기간 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오전 마지막 질의를 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 정부에서는 공공근로사업, 이명박 정부에서는 희망근로프로젝트, 청년인턴제가 있었다"며 "역대 정부들의 고민을 문재인 정부도 함께 하는 것이 아니냐.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가 문재인 정부만 하는 것처럼 비판하는 것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발언, 김 부총리를 두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