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우리 경제에 대해 올해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저성장 국면 속에서도 성장을 떠받쳐 온 수출이 둔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생산, 소비 등 각종 경제지표들도 경고음이 들리면서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들어간 거라는 진단까지 나온다.
6일 KDI가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7%로 제시됐다. 작년 경제성장률(3.1%, 잠정치)에 비해 0.4%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KDI는 현 경제상황에 대해 "제조업 성장이 둔화되고 서비스업 개선 추세도 완만해진 가운데, 건설업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내년 경제는 올해보다 더 암울하다. 민간소비와 투자 전반이 올해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되고, 수출 증가세도 점차 완만해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더해지면서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전망보다 0.1%포인트 더 떨어진 2.6%로 제시됐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흔들린다는 점은 달갑지 않은 신호다. 내년 수출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올해(4.2%)보다 낮은 3.7%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KDI는 "수출은 세계교역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반도체 등 특정 품목의 높은 수출 증가세도 점차 약화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전반적으로는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증가율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 투자 등 경제지표들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민간소비는 올해(2.8%)보다 낮은 2.4%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주가 하락과 가계부채 원리금상환 등의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증가세가 축소된다는 것이다. 그나마 정부의 가계소득증대 관련 정책효과가 부정적인 영향을 다소 완충한 결과라는 게 KDI의 설명이다.
설비투자는 여타 산업의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 수요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1.8%)보다 소폭 반등한 1.3%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투자도 주택건설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됨에 따라, 올해(-3.6%)에 이어 3.4% 감소할 전망이다.
경상수지는 올해 674억달러 흑자에서 내년 713억달러 흑자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재정정책의 확장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일자리 창출, 혁신성장, 삶의 질 개선 등 주요 정책과제를 중심으로 편성된 예산은 차질 없이 지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중장기 재정지출 증가에 대비한 지출 효율화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KDI는 "고령화, 산업구조조정, 사회안전망 확충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긴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중장기적인 지출수요, 세입 규모 예측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재정총량 관리 원칙을 확립하고, 이에 입각해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통화정책에 대해선 "내수경기 둔화, 고용 부진으로 인해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기는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현재 수준의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도권 주택가격 급등이나 일부 금융시장의 신용리스크 증대 등 미시적 불안요인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기조의 긴축적 전환보다 해당 시장의 불균형에 직접 대응할 수 있는 미시적 정채수단을 우선 동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