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설립할 때 가장 필요한 사항 중 하나가 정관으로, 법인 활동에 따른 법적 절차와 활동의 결과물을 가져갈 수 있는 절차를 정해놓고 있다. 즉 임원, 주주의 이익 실현을 위한 운영의 근간이며, 법인의 지배 구조 정비와 방어 전략이다. 그렇기에 만일 정관이 미비하거나 규정하고 있지 못하면 정당하게 법인 활동을 했어도 인정받지 못하여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되며 과다한 세금을 납부해야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임원퇴직금이다. 대표를 포함, 임원의 퇴직금은 일반 직원과 다르게 정관이나 정관 에서 위임된 별도의 퇴직급여지급규정에 따라서 지급해야 한다. 즉 임원은 법인으로부터 일정한 사무 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기에 노동관계법이 적용되지 않고 퇴직금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정관에서 임원퇴직금의 지급과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면 이를 근거로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다. 아울러 임원 퇴직금 지급 관련 규정은 통상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정하지만 그 지급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제한 범위가 있어야 한다. 만약 임원의 퇴직금 지급 여부 지급액수에 대해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모든 것을 이사회 결의에 위임하는 조항은 자본 충실을 해칠 위험이 있어 무효로 판단될 수 있다.
실제로 전북에서 화학 물질을 재처리하는 D기업의 박 대표는 3년 전 등기이사로 있던 김 이사가 퇴사하면서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김 이사는 D기업의 창업 멤버이며 오늘날 D기업이 있기까지 지대한 공헌을 하였기에 박 대표는 많은 금액을 지급하였다. 하지만 과세당국은 이를 부당행위로 계산하여 과도한 세금을 납부해야 했다. 또한 경북의 제조업 A기업의 김 대표는 20년을 동고동 락했던 안 이사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서 온전한 사회 생활을 할 수 없게 되자, 퇴사 처리를 하 면서 역시 큰 금액의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하지만 이 역시 과세당국은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였 다.
D기업의 경우 정관에 임원 퇴직금 규정 자체가 없었다. 더욱이 임원의 보수에 대한 아무런 규정도 마련하지 않았기에 가장 많은 급여를 수령하는 직원과의 차액은 부인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과세당국은 퇴직금을 특수관계자에게 대여한 가지급금으로 보고 세금을 부과했던 것이다. 아울러 A기업의 경우 정관에 규정이 있었지만 2012년도부터 임원의 퇴직소득을 3배 수만 인정 하고 초과되는 부분은 근로소득으로 과세하겠다는 세법개정 내용을 반영하지 못했기에 세금이 과세된 것이다.
따라서 법인정관은 법인의 상황에 맞게, 개정된 세법을 반영하고 있어야 세금을 절감하면서도 임원 급여, 퇴직금, 배당 등 대표와 주주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법인의 재무적 위험도 효과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상당수의 중소기업들은 영업 활동을 하면서 그간의 관행인 접대와 리베이트로 인해 가지급금을 만든다. 아울러 대부분의 자산을 자신의 기업에 투입하고 있는 대표이기에 개인적으로 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정작 사용할 돈이 없어 법인자금을 사용하다보니 의도치 않게 가지급금을 만든다. 하지만 가지급금은 인정이자를 발생시키고 법인세와 대표소득세를 증가시키며 주식 가치를 제고시켜 양도, 상속증여 시 과도한 세금을 발생시키는 등 법인에 막대한 세금 부담과 함께 영업 활동마저 위축시킨다.
이에 대표들은 퇴직금 중간정산을 통해 가지급금을 정리하여 왔는데 2016년 이후 세법개정으로 임원의 퇴직금 중간정산 지급사유가 삭제되면서 더 이상 가지급금 정리 수단으로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일부 대표들은 2015년 말 '향후 퇴직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조건으로 급여를 연봉제로 전환하는 경우에 한하여 중간정산이 가능하다'라는 조항을 이용하여 급하게 정관을 변경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충남에서 전기용품을 생산하는 G기업의 임 대표도 2015년 급하게 정관을 변경하여 그동안 누적되었던 가지급금의 일부를 정리하였다. 하지만 과세당국은 이를 부당행위로 보고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였다. 이에 임 대표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정관규정이 존재했기에 임 대표의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정관 변경이 급하게 이루어진 점과 변경사항이 대표가 퇴직금 중간정산을 위해 일시적으로 변경한 점, 그리고 추후에는 실행이 되지 않은 점을 들어 오히려 과세당국의 손을 들어주었다. 결국 임 대표는 막대한 세금을 납부해야 했다.
정관미비가 위와 같은 위험을 가지고 있음에도 아직까지도 상당수의 기업 대표들은 과거 법인 설립 당시의 표준정관을 가지고 있다. 이에 위의 사례처럼 임원 보수, 퇴직금, 보상금은 물론 배당, 사채 발행 등 자금 이동에 이르기까지 많은 위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따라서 정관은 주기적으로 정비를 해야 한다. 그래야 손금산입을 부인당하거나 부당행위로 간주 당하여 과도한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세무조사에 따른 소송, 횡령, 배임 등의 고발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단, 중요한 것은 적법한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세금 부담이 큰 중소기 업의 경우 철저한 점검 없이 변경한다면 과도한 세금 위험을 감당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지원 정책도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아울러 과세당국은 중소기업이 세금 절감 방안을 지속적으로 분석하여 무력화시키고 있기에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많은 경험을 가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