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결백을 주장하며 탈당했다. 당 지도부가 탈당을 극구 만류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일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손 의원은 우선 자신의 일로 당이 부담을 갖게 될 것을 차단하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도 "당에 부담주지 않겠다. 제 인생과 관련한 문제이므로 저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손 의원의 탈당 요구를 만류했으나 손 의원이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어 '투기가 아니다'라는 손 의원의 해명을 받아들여 손 의원에 대한 조치를 보류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배석한 홍영표 원내대표도 "손 의원에 대한 언론보도와 문제제기에 많은 논란이 있어 당으로서는 손 의원의 당적 포기를 만류했다"며 "하지만 손 의원이 당에 더 이상 누를 끼치면 안 되겠다고 오히려 당적을 내려놓고 최근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명확히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아주 강력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 입장에서도 난처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야권에서는 '권력형 비리'라며 청와대까지 정조준하고 전선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손 의원과 민주당으로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손 의원도 "당이 지난 18일 내 결백을 믿는다는 긴급최고위원회 결과를 발표했으나 이후 허위보도가 다른 언론으로 확전되는 걸 보고 피해를 막기 위해 결심했다"며 “내 논란에 당과 정부까지 끌어들이는 상황이었다"고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자유한국당이 손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중·고교 동창이라는 점과, 문 대통령이 손 의원을 공천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정권형 비리로 공격하자 탈당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연초부터 손 의원 사안이 정국을 강타하면서 3년차에 접어드는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이 추진하는 일자리문제 등 국정운영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한몫했을 것이다. 손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더 이상 온 국민을 소모전 속으로 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초반에는 '손혜원 끌어안기'에 나선 민주당도 점차 야당의 '판 키우기'가 계속되자 당 내부에서 "국정운영의 블랙홀로 작용할까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를 배경으로 손 의원은 이날부터 무소속 신분이 되었으나 앞으로도 민주당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손 의원은 민주당 당원들에게 "당을 떠나는 것은 당을 살리기 위해서 그리고 더 이상 이런 말이 안 되는 관행들이 상습적으로 자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라며 "당적을 내려놓지만 여러분들과 헤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손 의원 탈당에 야당은 "논란 잠재우기를 위한 꼬리자르기식"이라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상황이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