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지난달 이머징 마켓과 중국시장을 핑계로 실적 전망치를 낮춘다고 발표했지만 판매부진의 실제 이유는 다른데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온라인 설문 조사회사 서베이몽키(SurveyMonkey)가 1233명의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모델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30% 가량이 현재 사용 중인 전화에 문제가 없다거나 너무 비싸서라는 답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서베이몽키와 미국 온라인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가 1월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진행한 공동 설문조사에서 28%는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21%는 지난해 교체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새로운 아이폰으로 업그레이드 하지 않는 가장 큰 두 가지를 선택하라는 설문에는 현재 버전의 전화가 무리 없이 잘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17%, 새로 출시된 전화기의 가격이 너무 비싸서라는 응답이 13%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8%는 특별한 이유 없이 응답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으며 2%는 배터리 교체가 가능했기 때문이라는 응답을 보였다. 애플은 지난해 3개 버전의 새로운 아이폰을 출시했다. 가격이 가장 낮은 아이폰XR은 750달러부터 시장하고 가장 비싼 XS맥스는 1099달러가 최저 가격이다.
지난 2016년 출시된 아이폰7은 649달러부터 시작한다. 2년 만에 최저가 모델을 기준으로 15% 이상 가격인 인상된 것이다. 즉 새로운 모델의 판매부진의 근본적 이유는 급격한 가격인상과 차별화된 기능의 부재라고 해석된다.
구형 제품을 신형으로 교체하기 꺼리는 사용자들의 경향은 10년 이상 성장가도를 달려온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에 가장 큰 충격을 안겨주는 중요한 문제로 애플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이달 초 지난 연말 아이폰 판매치가 예상에 비해 수십억 달러 하락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어 투자자들은 29일(현지시간) 발표될 애플의 1분기(10월부터 시작) 실적에 아이폰 판매량 감소와 관련된 내용도 제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의 가장 큰 의문은 매출하락의 원인이 무엇이고 애플에게 이를 해결할 방법이 있느냐이다. 즉 최근 아이폰의 판매부진은 높은 가격에 상응하는 기능을 갖지 못했다는 데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속한 업그레이드는 수년간 아이폰 사업에 있어 가장 큰 장점이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단말기의 내구성 강화와 구형 제품의 완전한 사용성이 오히려 사업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됐다.
설문조사가 미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글로벌 비즈니스에까지 영향을 미치는지는 단적으로 평가하기 어렵지만 아이폰 판매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하고 디자인을 혁신하는 등 업그레이드를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안겨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