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순수토박이인 3선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오는 3월부터 시작되는 거제 고교평준화 시행이 그것이다.
옥 의장이 경남도의원(교육위원회) 때 대표발의 한 '경상남도교육감의 고등학교 입학전형 실시지역 지정 및 해제에 관한 조례안' 통과에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비평준화 지역은 학교별로 서열이 매겨지고 학생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비교육적인 측면이 있어 이를 해소한다는 취지에서 발의했다. 이렇다보니 우리아이들이 성적 때문에 차별받지 않는 지역을 만들었다는 자심부심은 남다르다.
그는 "어린 중학생들이 성적에 따라 지역 내 고등학교로 진학하는데 좁은 지역사회에서 앞으로 아이들이 어떻게 훌륭하게 성장 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단지 성적순으로 '될 놈, 안 될 놈'을 미리 구분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불합리한 것을 제도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의회 배지의 힘"이라고 했다.
시민이 행복한 거제 만드는데 동반자 역할
"8대 의회 16명의 모든 거제시의원(더불어민주당 10명, 자유한국당 5명, 정의당 1명)은 민의의 대변자로서 26만 시민이 공감하고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민에게 더 가까이, 더 낮은 자세로 봉사 하겠다. 거제시와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는 깨어있는 의회가 되겠습니다."옥영문 의장의 새해 포부다.
더불어 "시정 전반에 대해 낡은 관행과 불필요한 규제의 벽을 허물어 특혜와 특권, 불공정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회 본연의 임무인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통해 철저히 살펴 나가는 한편 어려운 지역경제 극복과 시민이 행복한 거제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 협조와 동반자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옥영문 거제시시의회 의장은 최근에 제일 신경 쓰는 부분에 대한 질문에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를 꼽았다.
옥 의장은 "1조원도 안 되는 금액을 투자케 하고 40년 동안 무려 10조4123억원 이라는 천문학적 부채를 시민들의 통행료로 부담케 하는 계약으로써 공무원들의 무책임한 도덕적 해이의 전형을 보여주는 나쁜 사업의 표본이 됐다"고 강조했다.
거제시의회 '거가대교 통행료(1만원→5천원이하) 인하 촉구 결의안' 만장일치 채택
2010년 12월 14일 개통된 거가대교는 부산과 거제를 이어주는 해저터널과 2개의 대교 등으로 구성된 총길이 8.2km의 구간을 총칭해서 부르는 명칭으로서 9996억원의 민자와 4473억 원의 국고지원을 통해 건설된 도로다.
거가대교의 8.2km 구간에 대한 승용차기준 km당 운송단가는 1220원으로써 경부고속도로의 44.7원에 비해 무려 27배나 비싸며, 비슷한 사업비 규모의 인천대교와 비교하더라도 4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더구나 최악의 요금편차인 3종화물차의 경우 경부고속도로에 비해 60배나 비싸다. 개통당시 부터 통행료 산정이 민자투자자에게 과도한 이익을 주고 시민들에게 터무니없이 과중한 부담을 지우게 하는 불공정한 요금체계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옥영문 의장은 조선업 경기 침체로 인한 대불황에 더해 관광경기 불황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거제시민을 위해 최근 '거가대교 통행료(1만원→5천원이하) 인하 촉구 결의안'을 의원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은 지난해 11월 20일 결성한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범시민대책위원회(200여개 지역시민사회단체 구성)'의 활동에 발맞춰 범시민 차원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채택된 결의문은 부산광역시장, 경상남도지사, 경상남도의회 의장, 거제시장, GK해상도로주식회사 대표이사에게 송부하고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를 적극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공무원이 안 바뀌면 사회는 안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집행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비판은 해결의 실마리가 아니다. 잘하는 것은 칭찬하면서도 의회 본연의 기능인 견제와 비판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 시장도 의회에서 걸려주면 부담도 줄어들고 명분도 서는데 의회가 제동 걸고 비판하고 대안제시를 하는 것에 대해 집행부가 그걸 힘들어 하는데 공무원이 안 바뀌면 사회는 안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옥 의장은 회기 중에 처음으로 단상에서 내려와 발언대에 선 경험이 있다. 의회의 절차와 진행에서 공무원들과 의원들의 사기를 꺾지 않으면서도 합리적으로 깔끔하게 해결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의원들의 발언은 역사에 기록으로 남는 자리다. 그래서 의원들이 공부를 많이 하고 준비도 많이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렇다보니 기초 중에서 상임위가 활발한 곳이 거제다. 속기록 내용을 보면 다른 지역의 배다.
경남도의원에서 기초의원으로 다시 돌아온 옥 의장은 "기초가 내 동네에서 제일 소중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시장은 큰 그림을 그리지만 생활에 필요한 내용을 직접 다루는 건 기초의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의원들의 역량을 제대로 키울 수 있으면 동네가 바뀐다. 그런데 유권자분들이 기초에 대한 생각이 얕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옥 의장은 특별한 경우는 제외하고 의장실로 공무원을 부르지 않고 직접 사무실을 찾아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6대 시의원 때부터 그렇게 했다. 공무원에 대한 배려의 의미다.
민선초대 정부비서하면서 의회기능과 역할에 눈 떠
풍물패에서 장구 치던 아내의 예쁜 모습에 반해 결혼
옥영문 의장은 1995년 민선 초대 거제시장 정무비서를 하면서 의회의 기능에 대해 알게 됐고 2번의 출마를 했지만 낙선했다. 6대 시의원으로 무소속 당선됐다. 거제 신현동인회장, 거제중앙고등학교 운영위원장, 6대 총무사회위원장, 제10대 경상남도의회 의원을 지냈다. 거제중앙중학교에서 기간제 교사 등 경력이 화려하다.
현재 거제 문화패 소리울 대표도 맡고 있다. 여기에는 사연이 깃들어 있다.
그가 진주경상대학교(과대표, 학회장)를 졸업하고 어려운 가계를 세우기 위해 택배기
사, 닭 유통사업, 주차장 사업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터미널에서 슈퍼를 운영할 때였
다.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던 풍물소리를 듣게 됐고 당시 교사들로 구성된 풍물패에서 장
구를 치던 여 선생님의 모습에 반했다. 그 여성이 현재 거제공업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옥 의장의 아내다. 이를 계기로 옥 의장은 거제문화패 '소리울'을 만들었고 대표를
맡고 있다. 아직도 옥 의장을 슈퍼아저씨로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
1960년생인 옥 의장은 5살 아래 아내와 1996년 늦은 나이에 결혼했다. 2002년도 선거 때 남편의 유세를 돕기도 했다. 아직도 수십 년 째 가계부를 적을 정도로 정확하고 알뜰하다. 이런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은 늘 그의 가슴속에 미안함과 고마움으로 자리 잡고 있다.
5번 선거하면서 청렴과 떳떳함에 대한 자부심 갖고 있어
여든 넘은 부친한테 넥타이를 매달하고 하는 시의회의장
남편이 경남도의회 교육위원으로 있어 혹 교사(전교조활동)인 아내가 덕을 본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은 오산이다. 옥 의장은 자신 있게 말한다. "다른 건 몰라도 5번 선거하면서 삶과 정치에 어떠한 댓가를 주거나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떳떳하게 추천을 해줄 수 있다는 얘기다. 청렴과 떳떳함에 대한 자부심이다.
그사이에는 딸이 하나 있다. 옥 의장은 딸 바보다. 자랑스럽다는 말이 몇 번이고 나왔다. 방송에 관심이 많은 딸을 위해 초등학교 졸업 선물로 카메라를 선물했는데 중학교 졸업하는 날 3년간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영상으로 만들어 방영하는 것을 보고 흐뭇하고 대견스럽다고 했다.
옥 의장은 "내가 손해 보더라도 옆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며 딸에게 자주 들려준다. 영어를 잘해 경남외고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했다. 아버지에게서 노래잘하는 끼를 물려받았는지 대학 그룹사운드 리더싱어에 발탁됐고 옥 의장이 몇 차례로 서울로 공연을 보러갈 정도로 살갑다.
옥 의장은 넥타이를 부친에게 매달라고 한다. 넥타이를 맬 줄 몰라서가 아니다. 자식에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란다. 부친역시 이를 좋아하고 있다. 올해 아흔이 된 부친은 여권이 만료돼 10년짜리 여권을 새로 발급 받았다. 장수를 바라는 옥 의장의 마음에서다. 늦은 시간에 어머니한테도 자식으로서 어린양을 부리기 위해 밥을 차려달라고 했던 추억을 들려주며 작고하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대신했다.
누님 1명과 형님이 2명이고 옥 의장은 막내다. 매일 거의 점심 부모님과 형제들이 큰형님이 거제 고현에서 하는 식당에서 모이는 특별한 가족이다. 누님, 자형도 대단한 분이라고 했다.
누구보다 더 '거제'에 대한 프라이드 갖고 있다고 자부
시의회 의장이 되면서 행사가 많아 무슨 말로 축사를 해야 할 지가 걱정될 정도라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지역민들을 매일 만나오다 의장 역할로 자주 못 봬는 것에 대해 지역민들이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특별한 행사가 없으면 매일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한다. 하루 만보는 거뜬하게 걸을 정도이다. 건강 비결이기도 하다. 학창시절부터 책읽기와 음악듣기를 좋아하고 조용한 성격에 나서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이나 명분이 있으면 열정적으로 추진력을 발휘한다.
'세상은 빨리 바뀌는데 행정이 수동적이다'라는 시민들의 지적이 있다. 그래서 "공무원들이 새로운 제안을 입안하고 소신껏 일을 할 수 있도록 의회가 힘이 돼 줄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하고 고민하고 있다.
옥영문 의장은 누구보다 더 '거제시'에 대한 프라이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대통령이 2명 나온 지역이고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첫 승전보를 알린 옥포해전의 전쟁터이며, 6.25때 20만 포로를 수용했던 곳, IMF 외환위기 때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양대 조선소가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거제 경제를 이끄는 등 역사와 전통을 가진 곳이라고.
그는 말한다. "어느 누구보다 더 '거제'를 사랑하는 사람, 청렴하고 정이 있는 사람으로 평가 받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