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상 기부금 지원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의 공제체계가 기부 활성화에 역행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014년부터 기부금 공제체계가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기부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기부 활성화를 위한 세법상 지원제도 검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말 기부금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은 기부금 지출이 많지 않은 저소득층에게는 큰 영향이 없는 반면, 기부금 지출비중이 높은 고소득층의 세부담이 크게 늘었다. 개인 기부 활동이 위축됐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임동원 부연구위원은 "현행 세법은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으므로 기부금 지원세제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인이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공제체계를 손질했을 때 정책 신뢰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병행해서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언급도 있었다.
임 위원은 "기부금 실증분석에서도 조세감면의 효과가 클수록 기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부금에 따른 절세혜택을 높이기 위해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세액공제를, 고소득층은 소득공제를 선택하게 한다면 기부 활성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현재는 기부금 100만원을 냈으면 15%인 15만원을 돌려주거나 내야할 세금에서 15만원을 차감해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봉 1000만원을 받는 저소득자의 경우엔 한계세율 6%만 적용되어 6만원 밖에 줄지 않는다. 연봉 1억원의 고소득자는 35% 세율이 적용되면서 오히려 20만원 늘게 된다.
보고서는 "고소득층일수록 소득공제가 유리하며 1200만원 이하 저소득층은 세액공제가 유리하다"고 밝혔다.
공익법인의 주식취득 제한을 둔 규제는 풀어주고, 그 대신 사후관리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세법상 규제가 계속해서 강화되고 있어 공익법인 설립·운영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임 위원은 "공익법인의 주식취득 한도를 미국처럼 의결권제한 조건 없이 20%로 확대하고, 사후관리요건으로 매년 공익법인의 재산의 5% 이상, 재산의 운용수익 50% 이상을 공익사업에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