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임시본부에서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30일 금통위에서 2017년 11월 이후 12개월만에 1.50%에서 1.75%로 0.25%p 인상된 후 3개월째 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동결된 배경엔 0.25%p 인상한지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고 경제지표 부진 등 국내 경기 둔화 우려가 상존하는데다 영국의 브렉시트,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도 해소되지 않아 현 시점에서 금리를 변동할 유인이 적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속도조절을 시사하면서 한미 금리 차 확대에 대한 한은의 고민을 덜어준 점도 이유다.
미국은 지난해 4차례 기준금리 인상 후 지난 1월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추가 인상에 대해선 경계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통화정책 변경에 대해 강한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선 “경제전망이 우호적이지만 최근 몇 달간 일부 역류(crosscurrent), 상충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경기가 긍정적인 부분과 우려되는 부분이 상존해 당분간 현 수준으로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통화 정책 금리인상 요인이 많이 약해졌고 국내 가계부채 증가속도도 연말로 갈수록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기준금리 상승요인은 거의 사라졌다”며 “지난해 11월 금리를 인상해 한은이 당장 금리를 내리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한은이 올 한해 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 후 내년쯤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동결 후 내년쯤엔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우리 경기가 반등하는 여부에 따라 인하할지 동결할지가 결정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선 하방리스크가 특별히 부각되고 있진 않지만 2분기가 지나면서 정책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거나 내수가 더 안 좋아지면 인하에 대한 기대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강 연구위원도 “인하가 된다면 올해 말이나 내년으로 보고 있다”며 “수출둔화가 성장률에 상당한 부담이 돼 정부에서 추경 이야기가 나올 시점에 한은에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고려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