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산그룹 오너 일가의 분쟁이 심화된 가운데 알짜 계열사로 알려진 삼화왕관이 세왕금속공업과 함께 납세용 병마개 사업을 사실상 영구과점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5년마다 국세청으로부터 납세용 병마개 사업자 지정을 받아 연간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뚜렷한 후발업체들이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이들의 과점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삼화왕관·세왕금속은 어떤 기업?
국세청 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세우회를 중심으로 1965년 창립한 삼화왕관은 주류, 음료, 제약 및 식품용기 등의 병마개 제조업체로 1994년에 두산 계열사로 편입돼 두산산업개발의 5%지분을 갖고 있다.
1972년부터 납세용 병마개 업체로 선정됐으며 지난해에는 738여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당기순이익은 88억여원에 이르며 지난해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병마개 분야 부동의 1위 업체다.
삼화왕관 관계자는 "매출액 대비 10%이상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으며 현금보유액도 많고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액도 많기 때문에 두산 계열사중에서 알짜기업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납세용 병마개가 매출액의 1/3을 차지한다고 밝혀 대략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편 1985년부터 주류 및 청량음료 병마개 제조사업에 뛰어든 세왕금속은 지난해 297여억원의 매출과 18여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3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세왕금속에 따르면 납세용 병마개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역시 2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업체는 하이트 맥주가 24%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무학 ▲보해양조 ▲금복주가 각각 12%가량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세왕금속도 줄곧 국세청 고위직 출신들이 고위 경영진으로 진출하고 있는 회사다.
■ 납세용 병마개 과점사업 계속될까?
납세용 병마개는 현행 주세법 제44조 및 주세법시행령 제57조의 '납세용 병마개 제조자 지정제도' 규정에 의해 국세청에서 지정된 업체만이 제조할 수 있으며 삼화왕관과 세왕금속은 지난 2003년 2월 납세병마개 제조·공급업체로 재 지정돼 2008년 2월까지 제조하게 된다.
이들 두 업체는 2008년에도 사업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국세청의 까다로운 사업자 선정기준(종합적인 설비규모와 기술력)에 부합하는 업체가 드물기 때문.
국세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사업자 선정기준에 충족된다면 어떤 업체든지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다"며 "그러나 다른 병마개 제조업체들의 규모가 영세해 현실적으로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110억개로 추정되는 병마개 제조사업은 현재 수백개의 중소업체가 경쟁하고 있으며 시장상황도 2003년 이후로 성장세가 둔화된 실정이다.
삼화왕관 측은 "이미 범위가 정해진 시장에서 납세용 병마개에 대해 우수한 설비를 갖춘 상황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생치 않는다면 2008년과 그 이후에라도 계속해서 선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왕금속 관계자 역시 "납세용 병마개 설비가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중소업체들이 새롭게 사업자로 선정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의 사업자 선정기준에 맞춰놓고 수백억원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들 두 업체에게 납세용 병마개 사업에 대한 도전장을 던질 업체가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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