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과 비사업용 토지(나대지) 등에 대해 과세되는 종합부동산세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해 첫 부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초 정부가 세웠던 기준이 별다른 '실효성' 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31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관계 부처 합동브리핑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8·31 부동산 종합대책에 따르면 주택에 대한 종부세 과세 기준이 현행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낮아지고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종부세 과세 기준금액도 절반(3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아울러 인별합산 과세 방식을 버리고 세대별합산 과세로 방식이 전환되고 세율체계도 4단계로 구분되는 등 종합부동산세 과세 체계가 상당 폭으로 수정됐다.
이 같은 정부의 과세강화 방침을 통해 당장 내년부터 주택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전국 16만세대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또 비사업용 토지 종부세 과세 대상도 전국 11만 세대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납세부담 인원이 늘어남에 따라 정부의 세수주머니도 커진다. 정부는 내년도 이들 종부세 과세대상자들로부터 총 1조200억여원의 종부세를 걷기로 했다.
□ 주택 종부세 과세대상자 16만 세대
주택분 종부세 과세기준금액이 6억원으로 하향조정되고 세대별 합산 과세가 시행됨에 따라 내년부터 전국 16만여 세대가 종부세 과세대상으로 포함된다.
기준금액 9억원에 인별합산이 적용돼 올해 첫 부과되는 주택분 종부세 과세 대상인원은 4만명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들 과세대상자로부터 (주택분 종부세)2300억원의 세수가 걷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는 4만명에게서 900억원의 세수가 들어올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는 또 기준금액 3억원이 적용되는 내년도부터 비사업용 토지를 소유한 전국 11만여 세대를 대상으로 4400억원의 종부세를 징수키로 했다. 기준금액 6억원, 인별합산이 적용되는 올해는 3만명을 대상으로 3100억원 세금이 징수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주택 종부세 세율체계도 현행 3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화되고 종부세 세부담 상한도 전년비 1.5배에서 3배 한도로 두 배 올라가기 때문에 세수입이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기준금액 40억원으로 설정된 사업용 토지에 대한 종부세 과세 체계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7만8000명을 대상으로 7000억원의 종부세를 걷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내년에는 이보다 3000억여원이 증가한 1조원의 종부세를 이들 과세대상자들로부터 거둬들이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 주택 종부세 대상자-48.3%가 '강남 사람'
행정자치부 재산세 DB전산분석에 의한 추계자료에 따르면 내년부터 대폭 강화되는 주택 종부세를 부담해야 하는 16만여 세대 중 76.8%(12만4000세대)가 서울 지역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지역에 몰려 있는 12만4000세대 중 절반 이상인 7만7000세대(전체의 48.3%)가 강남 지역에 집중적으로 편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분당·용인·과천 지역 등 경기지역에는 전체의 15%인 2만4000세대의 종부세 과세대상 세대가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뒤를 이어 ▲부산(4000세대, 전체의 2.5%) ▲대구·인천·대전(각 2000세대, 전체의 1.3%) ▲울산(1000세대, 전체의 0.6%) ▲광주(600세대, 전체의 0.4%)등에 분포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타 다른 지방지역에는 단 한 세대도 종부세 과세대상에 세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양도세 중과대상 2주택자 전국 27만6000세대
정부는 종부세 강화와 함께 양도세 중과를 통해 투기이익을 환수키로 했다. 비록 1년 유예기간을 설정해 오는 2007년부터 2주택자들에게(대상 : 수도권·광역시 소재 기준시가 1억 초과 주택, 기타지역 소재 기준시가 3억원 초과 주택) 50%(주민세 10% 별도)양도세가 적용된다.
이들에게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다만 이사, 근무, 혼인, 노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2주택이 된 경우에는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재경부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주택자수는 72만2000여 세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46만7000여 세대가 수도권 광역시에 소재해 있고 지방에 25만5000여 세대가 분포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재경부는 이중 중과제외 요건을 채운 세대수는 44만6000여 세대(지방지역 3억원 이하 22만6000세대, 수도권·광역시 소형주택 10만 세대, 이사 등 부득이한 사유 12만 세대)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전체 72만2000세대의 1/3가량인 27만6000여 세대가 오는 2007년까지 1채의 주택을 팔지 않을 경우 50%의 높은 양도세율을 적용받게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