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종부세 과세기준금액이 낮아짐에 따라 세율체계도 4단계로 구분돼 각 구간별로 각각 1%, 1.5%, 2%, 3%의 세율이 적용된다. 과표적용률도 70%로 늘어나게 되며 세부담 상한캡도 2배 늘어나게 된다.
이와 함께 개인 및 법인이 소유한 비업무용 토지에 대한 종부세 과세기준금액도 내년부터 3억원 초과분으로 낮아지는 한편 과표적용률도 70%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더 많은 액수를 '종부세' 명목으로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지방세인 재산세 부분은 오히려 부담을 완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손질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오를 예정이었던 일반 주택보유자들의 재산세 부담은 가파른 상승이 아닌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게 될 전망이다.
□ 공시가격 23억3000만원 '타워팰리스'‥내년 종부세 70%늘어
정부가 과표 인상, 세부담 상한 조정 등의 장치를 동원해 오는 2009년까지 종부세 납세대상자들의 실효세부담을 1%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확정함에 따라 종부세 납세자들은 매년 더 많은 종부세를 국가에 납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 23억3000만원(과표 11억6500만원)인 강남의 타워팰리스 102평형 아파트 소유자의 경우 올해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쳐 1430만여원(과표적용률 50%, 세율 1%(9억원∼20억원, 세부담 상한 150%)의 세금을 내면 됐지만 당장 내년에는 70%가 증가한(1000여만원) 2460만여원(과표적용률 70%, 세율 1%, 세부담 상한 300%)의 세금을 내야된다.
과표적용률이 80%까지 올라가는 2007년에는 300만원 가량 증가한 2760만여원의 세금을 보유세로 부담해야 한다. 또 과표적용률이 90%가 적용되는 2008년에는 3110여만원, 과표적용률 100%로 현실화되는 2009년에는 1년에 무려 3450여만원의 세금을 보유세로 내야된다.
분당에 소재한 10억원대 아파트의 경우에도 당장 내년에 60%가까이 보유세 부담이 올라간다. 이 아파트의 경우 올해 370만여원의 보유세를 부담하지만 2006년 600여만원, 2007년 655만여원, 2008년 735만여원으로 증가하고 2009년에는 810만여원까지 보유세가 치솟게 된다.
정부가 종부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주택의 경우 재산세 부담률 증가를 현재 수준으로 2007년까지 묶어놓기로 했지만 2008년부터는 이들 아파트 소유자들의 세부담은 지속적이지만 완만한 상승세를 타게 된다.
예를 들어 마포에 소재한 3억원대 아파트의 경우 재산세 부담은 올해 수준에서 2007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과표적용률이 5% 증가하는 2008년부터는 세부담이 다소 올라 92만여원 수준으로 올라가고 2009년에는 100만원이 넘는 액수를 매년 보유세로 부담해야 한다.
□ 2007년부터 2주택자 양도세 55% '중과'‥세부담 얼마나?
집을 팔 때 내야하는 양도소득세 분야에서도 2주택에 대한 중과세율(55%)이 2007년부터 적용됨에 따라 2주택자들이 주택매매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의 절반 이상이 세금으로 흡수된다.
이들은 장기보유에 대한 혜택(장비보유 특별세액감면)도 받지 못한다. 비업무용 토지, 부재지주 토지 등에 대해서는 양도세율이 66%까지 과세된다. 이들에게도 장기보유에 대한 혜택은 적용되지 않는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사실상의 실가과세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에 세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예를 들어 2주택자가 5억5000만원에 취득한 대치동에 소재한 34평형 아파트를 3년간 보유했다가 7억원을 받고 2007년에 팔게될 경우 매매차익 1억3000만원(취득·등록세 등 비용 제외)에 대해서 55%의 세율이 적용돼 7150만원이 된다.
그러나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지 않는 2006년에 팔면 세부담은 일반 세율을 적용해 3350만원만 내면된다. 양도세 중과로 세부담이 2배 가까이 뛰게 되는 셈이다. 2007년에 내다 팔 경우에는 3년 이상 보유에 따른 10%의 세액공제도 받지 못한다.
□ 종부세·양도세 등 강화‥"국민 세부담 늘고, 정부 세수도 늘고"
정부의 이 같은 세금강화 정책으로 주택을 가진 국민들의 세부담은 상승폭의 차이가 있지만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손해' 이지만 세금강화로 인해 세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정부는 '이득'을 얻게 되는 셈이다.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 는 빛 좋은 명분아래 정부는 안정적인(?) 세수를 확보하게 되는 것.
정부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올해 7000억원이 징수될 것으로 예상됐던 종부세수는 과세강화가 시행되는 내년에는 1조200억원으로 치솟게 된다. 또한 매년 과표적용률 인상으로 인해 세수가 꾸준히 증가해 2007년 1조2300억원, 2008년 1조4900억원, 2009년 1조8100억원으로 세수가 급격히 증가한다.
양도세의 경우 2주택 양도세 중과가 2007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당장 세수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내년부터 부분적인 실거래가 과세가 시행되고 2007년부터 전면 실가과세가 시행되기 때문에 양도세 기본세율 인하 조정 등의 조치가 없을 경우 양도세수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연간 13조원에 달하는 취·등록세수의 손해를 감수하고 세율을 1%가량 인하했다. 보유세 강화 등 세금정책의 충격이 시장동결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고육지책' 의 일환이었지만 보유세수 증가라는 어느 정도의 '보험'을 들어놨기 때문에 그리 큰 폭의 세수감은 느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