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선거제 개편의 핵심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비례대표제 폐지를 통한 의원수 축소를 제안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는 11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서 내 손으로 뽑지 않는, 뽑을 수 없는 국회의원을 늘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통령제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의회를 무력화하는 제도"라며 "2000년 헌법재판소 판결에 의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경우 위헌 결정이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리는 방안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을 강행하는 경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말해왔고, 개헌과 동시에 (논의)하자고 했는데 개헌 논의는 하지 않고 있다"면서 "선거제는 반드시 합의에 의해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인 10일 한국당은 현행 300석인 국회의원 정수를 10% 줄인 270명으로 하고, 비례대표를 없애는 방향의 선거제도 개편안을 제안했다.
나 원내대표는 앞선 10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현행 대통령제 하에서는 오히려 의원정수를 국민의 요구에 따라 10% 감축하자는 것이 저희의 안(案)"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원정수 10% 감축은 실질적으로 내 손으로 뽑을 수 없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폐지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전 세계의 선진국들이 다 채택하고 있다. 의원정수를 조정해 270석으로 제한한다"고 했다.
한국당의 선거제 개편 방안은 지역구 의원을 줄이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국민이 아닌 당에서 추천하는 방식의 비례대표제를 없애 의원수를 줄이자는 견해로 풀이된다.
현행 선거제도는 지역구 의원 253명, 비례대표 의원 47명이다. 한국당 제안대로 하면 지역구 의원 270명으로 국회를 구성하므로, 지역구 의원은 소폭 늘어나는 대신 비례대표는 없어진다.
나 원내대표는 "내각제 국가인 독일과 뉴질랜드만 채택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도"라며 "대통령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받아들인다는 것은 윗도리는 한복, 아랫도리는 양복 입는 것과 다름 없다. 내각제 원포인트 개헌 없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동의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자유한국당이 제출한 선거제 개편안과 관련 "인내심을 가지고 (한국당이)선거제도 개혁에 전향적인 자세를 갖기를 기다려왔는데 결국은 뺨 맞은 그런 느낌이다.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 생각돼 대단히 유감이고 속이 상한다"고 밝혔다.
심 위원장은 이어 "금년 1월 말까지 합의 처리한 사항도 어겼는데 유감 표명 한마디 없었다"며 "(신임)대표가 선출되면 논의한다 했는데 전당대회 과정에서 어떤 후보도 선거제도의 선 자도 이야기한 사람이 없다. 그러다가 이제 패스트트랙이라고 하는 마지막 합법적 수단을 강구하려고 하니까 어깃장 놓는 그런 안을 낸 거다. 그건 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