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투자, 수출의 부진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되는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11일 발표한 '경제동향 3월호' 자료를 통해 "설 명절 등 일시적 요인으로 인해 소매판매액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투자와 수출의 부진은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1월 소매판매액은 1년 전보다 4.0%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달(3.0%)보다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설 명절이 올해에 2월 초순으로 이동하면서 소매판매액 증가폭이 1월에 일시적으로 확대됐다는 게 KDI의 설명.
형태별로는 준내구재(6.4), 비내구재6.5%)가 소패판매액의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2월 소비재수입이 1월의 증가(5.0%)에서 큰 폭의 감소(-7.3%)로 전환되면서 소매판매액의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1월 설비투자지수는 작년보다 16.6% 감소하며, 전월(-14.9%)에 비해 감소폭이 확대된 상태다. 기계류가 전월(-21.5%)에 이어 큰 폭의 감소(-21.4%)를 기록한데 따른 영향이 컸다. 2월 자본재 수입액은 반도체제조용 장비를 중심으로 전달(-21.1%)보다 감소폭(-36.0%)이 확대되며 설비투자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1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과 토목 모두 부진이 심화되면서 전월(-9.1%)에 이어 11.8% 감소했다. 주택인허가가 지방을 중심으로 15.0% 감소했으며, 주택착공(-3.3%)도 감소세를 지속하며 향후에도 주거건축의 부진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수출도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월 수출금액은 전월(-5.9%)보다 낮은 –11.1%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도체(-24.8%), 석유화학(-14.3%), 석유제품(-14.0%) 등 주요 품목에서 수출금액의 감소세가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다만 KDI는 "반도체와 석유류 수출금액의 감소에는 수출가격 하락도 상당부분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수요 측면의 경기가 반영되면서 광공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생산 측면의 경기도 둔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1월 전(全)산업생산은 설 명절 등으로 인해 서비스업생산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광공업생산의 부진이 지속되며 전월(0.4%)에 이어 0.6%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10.3→7.5%)와 자동차(20.3→9.4%)를 중심으로 전월(0.7%)보다 증가폭(0.1%)이 축소됐다.
건설업생산은 전월(-9.1%)에 이어 11.8% 감소하며 부진이 지속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