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부동산 종합대책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시장과 국민들의 반응은 서민들의 조세부담이 증가하고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등 부정적 견해를 밝히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다주택 소유자 및 건설업계 관계자 등 정부 정책과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얽힌 이들의 경우 심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보유세 부담을 늘리는 것은 이미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는 다주택 소유자들에게 큰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정부의 정책에 맞춰 부동산 매매가 활기를 띨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오히려 서민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정부의 정책에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부동산에 대한 정부의 전면적인 규제로 인해 건설업계에서는 앞으로 분양시장 위축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우선 실수요자나 공급이 부족한 분야 등 인기가 있는 분야로 공급해나가면서 중소형 아파트 공급이나 무주택자 위주의 마케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업계 측은 전했다.
일단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번 정책에 포함된 주택공급 확대가 수요충족을 통한 가장 근본적인 대안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 "서민들 조세부담만 가중될 것"
▲주택산업연구원 권주안 박사
이번 정책은 우선 국민들의 조세부담이 증가한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보유세가 워낙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서민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다. 이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부동산 대책인지 궁금하다.
특히 여러 채의 주택을 가진 사람들은 오히려 세금 낼 능력도 있으니 편안하게 관망하고 있는 반면, 1가구2주택자의 경우 가장 큰 피해자로서 '강제이주' 당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정부의 부동산대책은 급하게 할 필요가 없는데 너무 세제강화 중심으로 딱딱하고 강하게 나가는 것 같다. 여유를 갖고 탄력적·보완적으로 시장성에 맞춰 완급을 조절하면서 국민들의 조세저항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백성준 박사
이번 정책 가운데 조세관련부분은 급격한 변화로 인해 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보유세 부담으로 인해 장기적인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분양권 전매제한 등의 규제로 인해 강남보다 오히려 다른 지역의 가격이 먼저 떨어질 수도 있다. 다주택자들이 아파트를 내놓을 경우 강남 쪽보다는 다른 지역에 소유한 아파트를 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1가구2주택자와 같은 경우 재건축주택을 사는 이들은 해당되지 않을 수 있는 헛점도 있다.
특히 지방의 경우 지역 실수요자만으로는 물량이 다 분양된다는 건 힘들기 때문에 수도권 투자자들이 빠지면 지방의 신규분양이 급격히 감소할 수 있으며 전국적으로 사업영역이 축소돼 경기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
아울러 행정도시 이전도 겹치면서 수도권과 거리가 있는 신도시들은 이미 공급한 물량이 과잉상태로 변해 미분양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오히려 수요를 줄이려면 판교 신도시의 비중을 키워주거나 공영개발 및 개발이익환수를 전제로 한 재건축이 더 큰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 "부동산 시장위축, 경제에 악영향 우려"
▲채상병 세무사
세금을 가지고 부동산을 잡겠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양도소득세를 강화하면 오히려 주택보유자가 수요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게 되므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10억원을 주고 산 아파트를 양도세가 올라갈 경우 매매할 때 그 만큼 더 받으려는 것이 집주인의 입장이기 때문에 양도세를 강화한다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고 본다.
보유세 강화도 그렇다. 가령 수십억원을 가진 재산가들이 기껏 세금 몇 %오른다고 해서 매물을 내놓진 않는다. 오히려 서민들의 가계에 주름살만 늘어날 것이다.
반면 주택공급확대는 긍정적인 방향설정이다. 이를 통해 수요가 충족되면 자연스러운 시장 논리에 맡길 수 있게 돼 과도한 부동산정책이 저절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김해숙 세무사
부동산 관련 세제강화 정책이 시행되면 부동산거래가 침체될 것이고 이는 경기침체와 맞물려 경제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세금을 강화하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해 "일단 쥐고있자" 혹은 "소나기를 피해가자"는 반응이 나오게 된다.
또 다음 정권이 들어서면 다시 새로운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경향이 있어 계속 관망하는 추세가 이어지게 되면 즉각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다.
다만 기존의 주택대출을 회수하는 정책으로 간다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 "실효성 없는 정책, 추이 지켜볼 것"…강남권
▲서초동 H공인중개사 대표
한 마디로 유명무실한 정책이다. 부동산 거래 자체를 묶어놓았을 뿐, 별로 실효를 거두긴 힘들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나서 지켜봐야 할 사항이다. 과거에도 부동산정책 발표가 있었지만 지켜보고 있으면 다시 방법이 생긴다.
현재 주변에서 큰 동요는 없으며 괜히 정부 정책에 겁먹고 판다는 사람이 나올 리 만무하다.
강남에서 10년 이상 이 업종에 종사해왔는데 이렇게까지 오른 적은 없었다. 요즘은 매물은 물론이거니와 전·월세 물량도 없다. 경기가 나쁘니까 사람들이 이사할 생각도 않는 것 같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아주 심각한 상태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양도소득세율이 50%로 인상된다고 해도 나중에 다시 정책이 바뀌면 그때 내놓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돈 있는 사람은 꿈쩍도 하지 않고 오히려 서민들만 더욱 어렵게 됐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주민(주택 5채 소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주의 부동산 정책을 쓰려 한다.
타워펠리스가 여러 개 생긴다면 몰라도 공급확대가 되기 전까지는 그냥 보유할 생각이다. 보유세가 올라간다고 해서 팔진 않겠다.
수십·수백억원의 재산가들이 1000~2000만원 아까워서 수억을 배팅하는 경우는 없다.
정부의 정책은 수준이 낮으며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이것을 보고 따라가기보다는 추이를 지켜보겠다.
기존의 부동산정책들도 많았지만 강남은 계속 올랐고 앞으로도 어떻게 될 지 모르니 특별한 대안이 생기지 않는 한 일단 가지고 있는 것은 팔지 않고 기다릴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