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대기업 집단이 감사인으로부터 한정 의견을 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감사인은 기업 재무제표가 적법한 회계기준에 따라 작성됐는지 감사한 뒤 '적정'과 '비적정'에 해당하는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 4가지 의견 중 하나를 제출한다.
한정은 기업 측이 회계장부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등 적정의견을 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22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했다.
아시아나항공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한정 의견 근거로 "운용리스항공기의 정비의무와 관련한 충당부채, 마일리지이연수익의 인식 및측정과 당기 중 취득한 관계기업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과 관련하여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했으며, 그 결과 관련 재무제표 금액의 수정이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당초 아시아나항공은 자체 결산 결과 지난해 순손실이 104억원이라고 밝혔는데, 감사보고서 상으로는 1050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적자도 975억원에서 1872억원으로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삼일회계법인은 또 "회사가 영위하는 항공운송업은 환율, 유가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수익성이 민감하고, 저가 항공사의 노선 확장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현재 유동부채는 유동자산을 1조7515억원 초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재무제표는 자산과 부채가 정상적 사업 활동 과정으로 회수 및 상환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처리됐으나 향후 대외변수로 인해 재무상태나 경영성과가 큰 폭으로 변동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이 산업은행의 주채무계열 소속기업체 평가에서 심층관리대상기업으로 선정된 것도 중요한 불확실성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이 감사의견 한정을 받음에 따라 모회사 금호산업도 한정 의견을 받게 됐다.
한정의견을 받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의 주식은 이달 22일부터 25일까지 거래가 정지된다.
한국거래소는 두 종목을 25일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26일부터 거래를 재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아시아나 측은 "이른 시일 내 재감사를 신청해 적정 의견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