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6일 개성공단 재가동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일정 수준 해제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과거 자신이 한 "5·24 제재는 지나친 대응", "대북 제재는 비핵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등의 발언과 반대되는 입장이다. 북한편향 발언이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연철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지금 상황에서 국제사회에서 비핵화 협상의 영향을 받겠지만 결국 제재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의 가닥을 잡아야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자는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해 어떠한 선행조치가 있어야 하냐'는 질문엔 "개성공단이 출범을 할 때도 한미 협의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다"며 "앞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해법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선 "금강산 관광 같은 경우 (북한의) 사과와 국민이 안심하고 관광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사과'는 지난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인 민간인 박왕자씨를 북한 인민군 초병이 피격한 사건에 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는 개성공단 재개 및 금강산 관광을 국제사회와 북한에 설득하는 방안 질문에는 "남북 차원에서 우리 입장을 얘기할 것이 있고 한미 간 논의할 사항도 있다"며 "그것을 동시에 해야만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김 후보자의 과거 SNS나 발언을 통해 "박왕자 씨 피격은 통과의례", "남한의 NLL(북방한계선) 고수가 철회돼야 한다", "(천안함 사건의 후속 조치인) 5·24 제재는 지나친 대응이었다" 같은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 후보자도 논란을 미리 의식한 듯 청문회 시작부터 "마음의 상처를 준 부분에 대해 해당되는 분들께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 "부적절한 표현을 깊이 반성한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고(故) 박왕자 씨 피격 사건을 언급한 김 후보자의 서적을 보여주면서 "이 책 내용대로면 우발적 사고라는 건데 정부 발표를 부정하나. 이거야말로 북한 대변인 역할"이라며 "이런 분이 통일정책, 남북정책을 총괄하는 장관으로서 가능하다고 보나"라고 개탄했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도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서 북한을 대하는, 남북문제에 임하는 시각과 인식이 너무 북한편향"이라고 비판했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천안함, 연평도 사건은 우발적 사건이다' 등과 같은 발언은 경거망동이고 지나치게 북한 편향 인식을 가진 것으로 비판받아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김 후보자는 "유족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비극적 사건이 다시 없도록 재발 방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