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결과 놓고 정반대 평가 내놓아
민주당 "문대통령식 해법에 트럼프 공감·지지 표명"
한국당 "미국에 왜 갔는지 모르겠는 정체불명의 회담"
미래·평화·정의당도 부분적 긍정평가 내놓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만난 한미 정상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만나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12일 정반대의 평가를 내놓아, 향후 대북정책에 대한 공방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한미는 동맹으로서의 공조를 굳건히 하고, 그 바탕 위에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며 "문 대통령의 조속한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의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측 입장을 빨리 알려달라'고 말함으로써 강력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어 "제3차 북미정상회담 필요성을 강조한 문 대통령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흔쾌히 동의했으며,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을 밝힌다면 제재 완화도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양국 정상은 북한 비핵화의 최종 목표가 완전히 동일한 입장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미국의 '일괄 타결 방안'과 북한의 '단계적 합의와 이행방안'을 절충하고 타협점을 모색한 이른바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 방안'을 제시해 트럼프 대통령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아마추어 외교, 북한 바라보기 외교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고 부정 평가를 내리고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전면 교체를 촉구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실무회담이 잘되고 있다'고 예고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한마디로 뜬구름 정상회담이었다. (미국에) 왜 갔는지 모르겠는 정체불명의 회담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힐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이 정부는 수치도 모르고, 염치도 없고, 국민 눈치도 안 보는 한마디로 '3치'가 없는 '불치 정부'"라며 "'굿 이너프 딜'에 미국이 어느 정도 용인할 것처럼 안개를 피웠으나 결과는 전혀 달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북한에 특사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 밑자락을 깔기 위한 사전포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북한 바라보기 외교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의원도 "우리가 미국산 군사 장비를 대량 구매하겠다는 약속도 했는데 얻어낸 게 없는 참 딱한 회담"이라며 "이번 회담은 이번달 말 예정된 4차 남북회담을 위해 졸속으로 추진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또 한번 한미간 상당한 벽이 있음을 보여준 회담이었다"고 혹평했다
윤 위원장은 그러면서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의 총체적 부실을 다시 한번 드러낸 회담이었다.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부분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이종철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 미국이 우의와 공조를 다진 것을 환영한다"며 "(이번 회담이) 북핵의 교착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한미간 의견을 조율하고 입장을 접근시키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대변인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미대화의 불씨를 살린 것을 환영한다"며 "일부 우려가 있었던 한미간 공조가 재확인된 것, 제재완화의 여지가 보인 점도 성과"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어 "하지만 방위비분담이나 무기구매, 대중국 안보기지 등 한미동맹에서 우리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도 미국에 동맹국으로서 당당히 요구해야, 진정한 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청와대는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도 최석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얘기할 때, '좋은 관계, 좋은 일, 강한 관계, 좋은 결과'를 얘기하며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다"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온기가 조만간 성사될 남북 정상회담에 그대로 전달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그러면서 "느려 보이지만 평화를 향해 우리는 분명 옳은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며 "이어질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진정성과 소통 능력이 발휘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인사검증라인 교체와 더불어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강하게 요구하는 한국당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귀국 후 곧바로 투르크메닉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방문을 앞둔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내 놓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