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위축경제 직면해 있다" 주장
과도한 상속세율 등 6가지 원인 지목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일 최근 우리경제에 대해 "민간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화되면서 국부 창출 능력이 축소되어 저성장 구도가 상시화·장기화되는 위축경제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위축경제의 징후로는 2012년부터 7년 연속 마이너스 '아웃풋 갭(실제 국내총생산과 잠재 국내총생산의 차이)'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한경연은 "국내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중에서 발생하는 것임을 감안할 때, 우리경제의 역동성 저하가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요인으로는 공공영역 확대(민간영역 축소), 기업성장 규제, 시장칸막이 규제, 생산가능인구 감소·낮은 노동생산성, 기업가정신의 후퇴, 주력산업의 경쟁력 위축·신산업출현 지연 등 6가지를 꼽았다.
우선 기업가정신이 후퇴한데는 '50~65%'에 달하는 과도한 상속세율을 지목했다. 경영권을 승계할 때 기업의 존치 여부를 위협하기 때문에서다. 우루니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이고, 여기에 할증과세 시 최대 65%의 세율이 적용된다.
정부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협력이익공유제(대기업 재무적 성과를 관련된 협력 중소·중견기업과 사전에 약정한 방식으로 나누는 모델)도 기업의 이윤동기를 위축시킨다고 지적한다.
실제 2018년 암웨이 국가별 기업가정신 지수에서 한국순위는 2016년 23위에서 2018년 33위로 불과 2년 만에 10단계나 떨어졌다.
기업이 성장(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집단)할수록 규제는 늘어난다. 한경연에 따르면 중소기업에서 상시 근로자 300명 이상·자산규모 1000억원 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18건의 규제가 즉각 추가로 적용된다. 중견기업에서 자산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으로 성장하면 63건의 규제가 붙는다.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소리다.
공공영역이 확대된 부분도 민간의 투자을 위축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정부지출 규모는 2016년 384조9000억원에서 올해 469조6000억원으로 22.0% 늘었다. 같은 기간 중 GDP가 1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을 감안할 때 이러한 지출 증가속도는 가파른 수준이라는 평가다.
한경연은 "정부지출이 GDP 대비 과도하게 증가할 경우, 세수부족에 따른 조세 및 국채발행 증가, 민간의 가용자금 감소로 인한 투자·소비여력 감소 등의 구축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경연 조사에서 8대 주력산업의 경쟁력은 3년 후 조선을 제외하고 모두 경쟁국에게 밀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의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경쟁력도 미국, 중국, 일본 등에 견줘 현재는 물론 5년 후에도 최하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한경연 조사)도 있다. 기업가치가 10억 달러가 넘는 비상장 스타트 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 수는 미국이 151개, 중국 82개인 반면, 한국은 6개에 불과하다.
한경연 유환익 상무는 "정부의 시장경제질서에 대한 개입을 지양하는 대신, 민간의 혁신을 유도하고 투자활력을 제고하는데 초점을 맞춘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