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지난해 4분기 1위 기록한 메리츠종금증권 제쳐
한국투자증권 "1분기 실적 좋을것"…증권가 1950억원 추정
지난해 순이익 4위였던 NH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업계 선두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순익 1위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선두를 놓고 각축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가 오는 15일까지 모두 공시될 예정이다.
7대 대형IB 증권사 중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는 1분기 잠정실적을 이미 발표했고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의 실적도 내주 초 공시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이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사상 최대인 1711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이후 9개 증권사들은 NH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을 950억~1242억원으로 예상해왔는데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 전년 동기 1281억원 대비 33.6% 늘었고, 전 분기 104억원 보다는 17배 급증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1분기 IPO시장이 위축됐음에도 현대오토에버 등 굵직한 딜을 수행했고 회사채 발행 분야에서도 기업고객과의 네트워크를 지속 강화해 딜을 성공했다”며 “수도권 ‧선진국 중심의 랜드마크 딜로 IB부문 실적이 성장했고 운용 및 이자부문에서도 파생상품운용에 대한 우호적 시장 환경이 조성되며 큰 폭의 수익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1711억원의 순익은 NH투자증권의 분기기준 사상 최대 실적일 뿐 아니라 전체 증권사 중에서도 역대 두 번째 높은 호실적이다. 이 수치를 초과 달성한 사례는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1분기 올린 1993억원의 순익 한번 뿐이다.
지난해 순이익 1, 2위였던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NH투자증권이 경우에 따라 선두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 증권사는 최근 실적 발표를 한 실제 최근 전 분기 선두였던 메리츠종금증권의 순익도 역전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1분기 1399억원의 역대 최대 순익을 기록했지만 NH투자증권에게는 뒤졌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주 예정돼 있는 지난해 순익 1, 2위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1분기 실적 발표에 모아지고 있다. 호실적을 기록한 NH투자증권이 이들을 제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연간 순익은 한국투자증권이 4993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미래에셋대우(4566억원), 메리츠종금증권(4282억원), NH투자증권(3609억원) 순이었다.
분기별로는 1, 2분기에는 미래에셋대우, 3분기에는 한국투자증권, 4분기에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선두에 올랐다. 3분기 연속 순익 1위를 차지한 증권사 이름이 바뀌었다.
지난달 이후 9개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1분기 각 사 순익 추정치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한국금융지주가 1315억~1950억원, 미래에셋대우는 1215억~1540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대로라면 1711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NH투자증권이 적어도 미래에셋대우의 순익을 앞설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하반기 부진을 씻고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보이지만 1분기 400억원 규모의 희망퇴직 비용이 계상돼 선두에 오르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도 “1분기 순이익이 회복되겠지만 업계 1위에 오르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 백 억원 규모의 희망퇴직 비용이 1분기에 반영된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순익 1위 한국투자증권과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NH투자증권의 각축전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1분기 실적은 좋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현대차증권의 1분기 증권사 실적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의 순이익을 1630억원으로 NH투자증권의 순이익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메리츠종금증권, 교보증권도 지난달 한국금융지주가 1분기 각각 1348억원, 1644억원의 순익 올리는데 그칠 것으로 봤다.
NH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의 순익을 각각 1950억원, 1771억원을 올리며 NH투자증권의 순익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 봤다. 일각에서는 한국금융지주가 1분기 2000억원의 순익을 돌파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 수치들은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 순이익 전망치로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실적은 이보다는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의 역대 분기기준 최대순익은 지난해 1분기 달성한 1513억원으로 올해 1분기 선두에 오르려면 200억원 가량을 초과 달성해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추정치로는 한국투자증권의 순이익 더 높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NH투자증권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두 증권사의 순이익이 비슷한 수준에서 각축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