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문대통령, 김정은 대변인"…文대통령 "한국당, 독재자의 후예"
황교안 "文정부, 선거법 패스트트랙으로 좌파독재 길 열어"
이해찬 "우리보고 독재세력이라니 적반하장"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독재' 프레임을 걸고 상대를 공격하는 정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왼쪽)와 황교안 한국당 대표. (사진=더 팩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독재 프레임으로 맞붙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1일 오전 인천 자유공원을 방문해 "민주당에서 저를 두고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는데,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냐.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진짜 독재자의 후예(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는 말 한 마디 못하니까 여기서 지금 (김정은 위원장) 대변인 짓하고 있지 않느냐"라고 비난했다.
그는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 아니냐. 세습 독재, 세계에서 가장 독한 독재자"라며 "문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정말 독재자의 진짜 후예라고 해달라"고도 했다.
황 대표의 항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자유한국당을 '독재자의 후예'라고 발언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은 "도둑이 제발 저린 격"이라고 맞받았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아무도 한국당과 황 대표를 콕 집어 '독재자의 후예'라고 한 적이 없는데 도둑이 제발 저린 격이 아니고서야 무엇이 그리 억울해 못 견디는지 의문"이라고 비꼬았다.
이 대변인은 황 대표 발언에 대해 "공당의 대표가 할 짓이냐"며 "최소한의 예의도, 기본적 역사인식도,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일말의 책임의식도 없는 발언"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란 것을 증명하고 싶다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보편적이고 상식적 역사인식을 천명하고 5·18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적극 동참하면 된다"고 주문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을 좌파독재로 규정했다.
17일 황 대표는 대전 서구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집회에서 "정부가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려서 독재를 마무리하려 한다"며 "죽기를 각오하고 정부의 경제 '폭망', 민생 '폭망', 안보 '폭망'과 좌파독재를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입법부까지 정부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린 것"이라면서 "만약 민주당이 추진하려 하는 선거법 개정이 이뤄지면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말대로 300명 중에 민주당 1. 2. 3중대를 합해서 260명을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재를 "권력자가 제멋대로 하는 것"이라고 규정한 황 대표는 "정부가 좌파 독재의 길로 가고 있다고 하니 발끈해서 한국당을 공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적반하장격이라는 반응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보좌진 협의회 체육대회'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우리를 보고 독재세력이라고 적반하장격으로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황 대표 발언에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는 말로 갈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연일 정치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발언과 국민을 편가르는 발언이 난무하고 있다"며 "하나의 막말이 또 다른 막말을 낳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서로를 '독재자의 후예-독재 세력'이라고 맹공하고 있지만 정작 국민 여론에게는 피로감만 주는 정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정치권 인사는 "정치에서 말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공연하게 뱉은 공격성 발언이 도리어 자신들의 품위를 손상시켜서 여론의 부정적인 반응을 받을 수 있어 자제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