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일본을 꺾고 대만에 이어 세계 2위의 PCB(인쇄회로기판) 공급국가가 되었다는 통계가 나와 중화권으로의 주요 기술쏠림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대만 통계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PCB 생산액 624달러 중 31.3%를 차지하며 세계 1위 공급국가의 위치를 유지한 반면지난 2017년 17.4%의 점유율에서 23%로 뛰어오른 중국은 20%에 머무른 일본을 제치고 2위 국가가 됐다.
다만 지난해 대만은 2017년 8.6% 성장에 못 미치는 6%의 성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기준 세계 PCB제조 30대 기업 중 13개 기업이 대만 기업일 정도로 압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특히 대만의 유니테크 PCB(Unitech PCB)는 무선 보드 및 경질 플렉스 보드의 안정적인 매출 증가에 힘입어 처음으로 30대 기업에 포함됐다. 중국의 3대 PCB 메이커인 동산 프리시즌 메뉴팩처링(DSBJ)과 쉔난 써킷(Shenan Circuits), 그리고 키웡 일렉트로닉스(Kinwong Electronic)도 모두 30대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10대 기업 안에는 젠딩 테크놀로지(Zhen Ding Technology), 유니마이크론 테크놀로지(Unimicron Technology), 콤팩 메뉴팩처링(Compeq Manufacturing), 트라이포드 테크놀로지(Tripod Technology) 및 한스타 보드(HannStar Board) 등 5개 대만 기업이 포함됐다.
이들 5개 사는 서로 약간 다른 PCB 기술과 응용분야를 가지고 있으며 주요 고객사들은 다양한 사업영역을 가진 1차 브랜드 밴더들이다. 그 중 젠딩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8.9% 증가한 38억8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2위인 일본 메그트론과의 격차를 10억 달러 이상으로 따돌리며 1위를 수성했다.
주로 플렉시블 보드와 PCB 대체물질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리기드 블렉스 보드와 IC기판 및 COF 기판용 재료에 특화되어 있다. 유니마이크로와 콤팩은 헤드셋, 가전제품용 CB를 주로 공략하고 있지만 지난해 매출은 큰폭으로 하락했다.
이와 달리 트라이포드는 다양한 사업영역을 영위하면 안정적인 성과를 올렸다. 한스타보드는 노트북용 PCB에서 서버, 네트워크 통신장비에 이르기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일본의 에르나 PCB(Elna PCB) 공장까지 인수하는 저력을 보였다.
한편 중국업체들의 급성장에 대만 업체들이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DSJB는 미국의 플렉시블 PCB제조업체 엠플렉스(Mflex)와 홍콩 PCB 조립업체 물텍(Multek)을 인수, 2년만에 매출 10억 달러를 기록했다.
쉔난 써킷은 화웨이나 ZTE 같은 5G장비 생산기업들을 주요고객으로 두면서 지난해 매출이 28%나 급신장했다. 반면 일본의 최고 PCB제조사인 니폰 메크트론(Nippon Mektron)은 이들의 공세에 시달리며 지난해 매출이 14.4% 감소했다.
순수 PCB 제조업체인 메이코를 제외한 세계 상위 5대 기업에 속하는 일본의 니폰 메크트론, 후지쿠라, 이바이든, 스미토모 덴코 등은 PCB를 사업영역의 일부로만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대만과 중국을 합한 중화권 기업들의 PCB 시장 점유율은 54.3%에 이르며 세계 시장을 급속히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PCB가 점점 더 자본집약적·기술집약적 장치산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기업들도 눈을 돌려야할 때로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