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택순 조세심판원장은 취임(지난해 4월) 직후 심판원 전 직원에게 조직운영 개선 등에 대한 건의사항을 제출하라고 지시했으며, 인력확충 등을 위해 관계기관 등과 직접 접촉 긍정적인 논의 결과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사진 조세심판원)
조세심판원이 최근 조직개편을 완료하고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그동안 심판원 안팎의 분위기를 침체시켰던 이런 저런 문제에서도 '해방'되면서 신(新)체제 정비를 위한 보폭이 한결 가볍고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심판원 조직개편은 지난 3월~4월 이루어질 예정이었다.
심판조사관(과장급) 인력을 15명(기존 13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직제개정이 이루어진 시점이 3월말(3월26일)이었기 때문이다. 종전 6심판부 13조사관 체계에 관세와 지방세 담당 심판조사관 2명을 늘리는 내용이었는데, 직제개정 시행 후 실제로 인사 등 후속조치는 지연됐다.
특정업무경비 횡령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 등 크고 작은 외풍에 시달렸기 때문인데, 이 문제에 대해 감사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기관주의 결정)이 내려지면서 정체현상이 풀렸고 일사천리로 인사 등 조직개편이 단행됐다.
이번 조직개편은 심판원 개원(국세심판소 포함) 이래 관세 불복사건을 전담하는 과단위 조직이 최초로 만들어지는 등 여러 측면에서 조직 내부의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다. 안 원장 취임 이후 관계기관 등과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 내면서 이루어진 쾌거라는 평가.
1975년 국세심판소 창설 후 관세 심판사건을 관장하는 법개정(1978년)이 이루어진 지 41년만에 전담 과단위 조직이 만들어진 것이다. 직제개편 전까지 관세 심판사건은 전담 조직 없이 소액(3000만원 미만) 심판부가 병행해 왔다.
심판원 안팎에서는 그 어렵다는 '자리(서기관급)'를 늘렸다는 측면에서 '큰 일을 했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오지만, 조직개편의 명분이었던 '업무량 증대'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력증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아쉽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과거에 비해, 그리고 해를 거듭할 수록 늘어나고 있는 업무량 증대에 맞게 전반적인 인력충원이 절실하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심판원 관계자는 "수년 동안 인력은 사실상 제자리에 머물고 있어 납세자 권리구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기 벅찬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던 심판청구 사건의 평균 처리일수는 2017년 157일에서 지난해 173일로 껑충 뛰어 오른 상황이다. 법정처리기한(90일)을 지킨 비율은 고작 30.2%에 불과했다. '자리'는 늘어났지만 '사람'은 늘지 않으면서 심판원 현원은 2018년 말 기준 104명으로, 오히려 1년 전보다 3명 줄어든 형편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지난해 처리대상건수 325건(전년도 이월분 포함)으로 내국세 사건(1만683건)의 3% 수준에 불과한 관세 심판사건 현황을 감안할 때 자리를 늘리기 보다는 사람을 늘리는 부분에 치중했어야 한다는 아쉬움 섞이 목소리도 나온다.
심판원 인력문제는 '국무총리실'이라는 큰 틀 아래에서 다루어지는 문제라는 측면에서 당장 인력증원은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지만, 자리를 늘리는 등 가능성이 증명됐기 때문에 향후 실질적인 인력증원 가능성은 더 넓게 열렸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2월 대통령 직속의 자문기구인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최종 보고서에서 '심판원 정원·인사·예산은 다른 부서와 독립해 별도 관리하는 등의 개편방안을 추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인력문제 해소의 돌파구가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빠르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