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당 당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항의 정기 수요집회에 앞서 아베 일본 총리의 사진을 찢고 있다. (사진=더 팩트)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은 물론이고 재계에서도 다양한 말들이 나오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정의당 등에서는 일본의 조치에 수위높은 규탄성 발언이 쏟아졌고, 자유한국당에서는 초당적 대응을 약속하면서도 사안을 면밀히 보는 것이 우선이며 일본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일 대응 의지를 확인한 재계의 반응도 나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이번 사태에 대한 정치권과 재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 조국 "日과 경제 전쟁 발발…애국 아니면 이적"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18일 페이스북에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와 관련해 "대한민국의 의사와 무관하게 경제 전쟁이 발발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진보냐 보수냐, 좌냐 우냐가 아니라 애국이냐 이적(利敵)이냐다"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님, 존경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 경제전쟁의 최고 통수권자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대통령을 도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박용만 "日수출 규제, 지금은 갑론을박 말고 대통령 도와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9년 상의 제주포럼'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관련해 의견차, 입장차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서로 비난하거나 갑론을박을 할 시기가 아니라 최선을 다해 대통령을 도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에서도 다 보고 있는데 (문 대통령의 노력을) 공개적으로 (비난) 해서야 되겠냐"며 이같이 소신발언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민의 지지와, 국회 및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 것에 대해 재계가 화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일본의 규제는 앞으로도 재발 가능성 상당히 높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이런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핵심 소재·부품·장비의 일본 의존 탈피 필요성을 강조했다.
◆ 최재성 "日, 국제질서 무너뜨린 경제전범국으로 기록될 것"
민주당 소속 최재성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장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특위 전체회의에서 "일본 정부는 자국민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는 군부세력의 오래된 정한론에 사로잡혀 명분없는 실책을 범했다"며 "일본발(發) 경제대전이 현실화한다면 일본은 국제무역질서를 무너뜨린 경제 전범국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최 위원장은 "일본이 경제를 매개로 통제가능한 친(親) 일본 정권을 (한국에) 세우겠다는 것이지만 우리는 결코 이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굴종적인 친일정권을 바란다면 오판"이라고 수위를 높였다.
◆ 김민석 "조선일보·중앙일보, 아베 기관지냐"
민주당 소속 김민석 특위 위원은 일부 국내 언론의 보도내용을 맹비난했다.
김 위원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아베 기관지냐. 개인청구권이 소멸됐다는 가짜뉴스 생산을 넘어서 일본 극우 입맛에 맞게 일본어판 제목을 다는 창피한 자태는 뭐냐"고 힐난했다.
이어 "자기 나라 국민 앞에 내놓기도 창피한 글로 나라를 파는 이런 행위가 매국이 아니면 무엇이 매국인가. 이런 중차대한 국면에 친일 가짜뉴스가 대한민국에 왜 필요한지 국민은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일본의 한국 투자 1년 새 마이너스 40%, 요즘 한국기업과 접촉도 꺼려'라는 기사를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에 투자를 기대하나'라는 제목으로, 지난 15일 '국채보상·동학운동 1세기 전으로 돌아간 듯한 청와대' 기사를 '해결책 제시않고 국민 반일감정에 불붙인 청와대'로 제목을 바꿔 일본어판에 게재했다.
중앙일보는 일본어로 게재한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 나경원 "조국, 야당엔 '토착왜구', 정부 비판엔 '친일 매국' 무책임한 정치 표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9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애국이냐 이적이냐'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유치한 이분법으로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조국) 민정수석에겐 '죽창가'란 단어가 나오고, 야당에게는 '토착왜구'라고 하며, 정부를 비판하면 '친일 매국'으로 몰아붙인다"고 지적했다.
조 수석에 대해선 "위기 극복과 문제 해결에 관심없는 무책임한 정치의 표본"이라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