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글로벌 파운드리와 대만 TSMC의 특허관련 분쟁이 침체에 빠진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또 다른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반도체 전문 분석 업체 VLSI 리서치의 댄 허치슨(Dan Hutcheson) 최고경영자는 EE 타임스(EE Times)와의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파운드리가 TSMC 제품에 대해 미국과 EU(유럽연합)으로의 수입을 금지하는 소송이 인용될 경우 2020년 업계의 회복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2일(현지시간) 말했다.
글로벌 파운드리는 TSMC가 사용하고 있는 제조설비가 자사의 16개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에서 25건, 독일에서 20건 등의 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인 상황으로 TSMC 제품의 미국 시장으로의 수입금지도 청구한 상태다.
특히 공동 피고인에 TSMC 파운드리를 이용하는 애플, 에이수스, 브로드컴, 시스코, 구글, 하이센스, 레노보, 미디어텍, 모토로라, 엔비디아, 퀄컴, 자일링스(Xilinx) 등 대부분의 세계적인 IT기업들이 망라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관련 소송이 극적인 합의가 없는 한 장기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의 무역전쟁과 겹칠 경우 관련 산업에 심대한 영향이 우려된다. 여기에 영국의 브렉시트, 일본의 반도체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도 세계 전자산업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파운드리는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 150억 달러 이상, 유럽에 60억 달러 이상 등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면서 반도체 산업의 아시아로의 이전을 막아왔다”며 “이번 소송은 자사의 투자가 미국과 유럽에 기반을 둔 혁신적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IC 인사이트 리서치(Insights Research) 브라이언 매터스(Brian Matas) 부사장은 “글로벌 파운드리가 독일과 미국에서의 투자를 앞세워 유럽과 미국의 법원을 움직이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이러한 유형의 특허 소송과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요구는 그동안 전혀 효과가 없었으며 소송은 법정이 아닌 외부에서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해결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TSMC는 “글로벌 파운드리의 소송에는 아무런 근거도 없다”며 “우리는 업계를 선도하는 회사로 매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세계 최고수준의 첨단 반도체 지조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VLSI 댄 허치슨은 “글로벌 파운드리가 승소한다면 세계적인 IT업체들에 TSMC에 얼마나 의존하는 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다른 최첨단 파운드리 회사들도 줄지어 소송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며 “다만 승소확률은 반반”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