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 두고 난처한 황교안 대표, 리더십 타격
김태흠 '3선 이상 험지 출마' 인적 쇄신안, 불씨돼 번져
일부 중진, 불쾌감 표출하기도…친박 계파정치 부활 해석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와 정미경 최고위원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위해 회의실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나경원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총선 준비에 제대로 들어가기 전부터 적지않은 내홍을 겪고 있다.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 논란은 당내 이견 분출과 황교안 대표 리더십 논란으로 번졌고, 김태흠 의원의 '3선 이상 험지 출마' 요구 인적 쇄신론은 본격적인 공천경쟁 불씨를 당겼다.
우선 박찬주 전 대장 영입을 두고 벌어진 지난한 과정은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에 적지않은 상처를 주고 있다.
황 대표는 박 전 대장을 내년 총선 인재 영입 1순위로 지목할 정도로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곧바로 '공관병 갑질' 폭로 논란에 이어 이를 해명하는 박 전 대장의 입에서 '삼청교육대 교육' 발언이 나오면서 황 대표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판단하겠다"며 사실상 영입을 보류한 상태다.
이에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는 곧바로 박 전 대장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황 대표 바로 옆에 앉은 정미경 한국당 최고위원은 박 전 대장 의혹을 제기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논란을 왜곡하고 포장했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무혐의로 종결되고 사라졌다. 이적행위고 적폐라고 여당과 청와대가 난리쳤는데 사실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논란이 됐던 감나무 갑질에 대해서도 "대전 육군본부 차장 공관에 잘 열리지 않는 모과나무가 있는데, 올 가을에 보니 두 개가 열려있다고 한다. 해당 공관에는 감나무가 없다"며 "수사 결과 대전 육군본부 공관병은 모과를 딴 적이 없다고 말했고 감나무도 없다고 진술했다. 주장 자체가 허위다"라고 했다.
황 대표는 회의 후 정 최고위원 발언과 관련해 기자들이 묻자 "여러 걱정 가운데서 나온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당의 입장이라고 정할 일은 아니다"라며 "(박찬주 대장은) 국민적 관점에서 판단하도록 할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황 대표로서는 아무리 영입을 원했더라도 여론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는 박 전 대장 영입에 주저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영입을 하지 않고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임 소장의 폭로를 인정하는 셈이어서 박 전 대장은 물론 당내에서 총선 전략을 두고 여러가지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5일 서울강남 및 영남 지역구를 둔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에게 용퇴 내지 험지 출마를 선택하라고 공개요구했다. 이에 당내에서 김 의원의 인적 쇄신론을 두고 옹호 내지 비판하는 의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사진=더 팩트)
김태흠 의원이 전날인 5일 서울 강남·영남권에서 3선 이상 지낸 중진들에게 용퇴 혹은 험지 출마를 공개 요청한 일도 당내 파장을 일으켰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반응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흠 의원의 쇄신론에 동조한 초선인 성일종 의원은 "당에서 큰 책임을 졌거나 정부 고위직을 맡았던 분들은 험지 출마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험지 출마를 이미 선언한 김용태 의원도 더불어민주당보다 많은 숫자의 현역 물갈이 수치와 기준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강도높은 쇄신을 지도부에 요청했다.
더 나아가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3선 초과 연임제한 조치'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까지 냈다.
유민봉 의원은 한국당 현역의원 첫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강력한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한국당 초선 의원들은 7일 모임을 갖고, 중진 물갈이를 비롯한 인적 쇄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된 중진 의원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서 내리 4선을 지낸 김정훈 의원은 "감정이 생기게 누가 나가라 마라 할 문제는 아니라면서 적절한 시기에 정치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전 대표도 친박 출신 김태흠 의원의 인적 쇄신안에 대해 "또 다시 공천의 계절이 왔다"며 "친박에서 말을 갈아탄 당내 인사들이 개혁으로 포장해 벌이는 정치쇼를 국민들이 보게 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밖에 한국당의 총선 기획단 위원 12명이 대체로 영남권 친박 인사며 청년층이 없고 여성도 한 명 뿐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보수대통합이라는 구호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지만 정작 제1야당인 한국당은 총선 준비단계부터 균열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