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우리 의견 옳았음 증명···전환 환영하나 현정권내 해야"
한국교총 "헌법정신 훼손이자 교육 다양성 포기 선언"
정치권도 찬-반 의견 대립, '의미있는 전환' vs '교육 하향평준화"
정부가 2025년 모든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을 발표한 데 대해 전조교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수교육계는 '총선용'이라는 배치되는 입장을 내놓았다.
전교조는 7일 논평을 통해 "만시지탄이지만 교육부가 고교서열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시행령 개정을 통한 일괄 전환에 나선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전교조를 비롯한 현장 교사들의 의견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행시기를 2025년으로 잡은 데 대해선 전교조는 "현 정부의 공약인 일반고 중심의 고교 체제 개편을 차기 정권으로 넘기는 것은 정책의 힘 있는 추진과 일관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전환 시기를 보다 앞당겨서 현 정권이 책임지고 매듭지어야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보수성향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회장 하윤수)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헌법 정신 훼손이자 교육 다양성 포기 선언이며, 현실적 대안도 없는 교육 평둔화(平鈍化) 처사"라고 강력 비판했다.
교총은 또한 "고교체제라는 국가교육의 큰 틀이 정권과 교육감에 따라 시행령 수준에서 만들고 없어지기를 반복해서는 교육현장의 혼란만 반복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교총은 아울러 "차기 정권이 결정할 사안을 뚜렷한 대안도 없이 지금 밀어붙이는 것은 고교체제 개편을 내년 총선용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비춰질 뿐"이라며 "다음 정권에서 또 뒤집힌다면 그 혼란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교총은 특히 "논의의 발단이 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의 불법‧특혜 입시 의혹은 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렇게 만든 사람(조국)의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며 "자사고‧특목고 자체에 그 책임이 있는 양 몰아가는 것은 정치적 호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총은 "학생들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다양하고 심화된 수준의 교육기회를 열어주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응해 수월성 교육을 강화하는 선진 각국의 (교육)방향과도 맞지 않는다"며 "정치‧이념의 교육 개입을 중단해야한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정치권 역시 교육부 발표에 대해 찬·반 양론으로 나뉘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이창수 대변인 논평을 통해 "기어이 과거 고교 평준화 시대로 회귀하자는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백년대계인 교육 정책에 손을 대면서 그 파장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국민 의견 수렴도 없는 결정"이라며 "수월성 교육과 평등성 교육이라는 이념 논쟁은 차치하고라도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부여된 기본적인 권리이자 헌법상의 권리인 '학교 선택권'을 이렇게 깡그리 무시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그러면서 "평등이라는 미신적 이념에 경도된 정권 때문에 대한민국 교육이 결국 하향평준화의 길목에 들어서게 되었다"면서 "이러니 국민들 사이에서 아마추어 정권, 포퓰리즘 정권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의당은 고등학교를 포함하여 우리 교육 생태계에 모처럼 단비가 내렸다고 반색했다.
정의당은 정책위원회(의장 박원석)는 이날 논평을 통해 "교육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미래교육의 초석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의미있는 전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단비가 자양분이 되어 싹이 나고 꽃을 피우려면 시간이 걸린다. 거름 주고 틈틈이 들여다보는 등 정성이 필요하다"며 "교육부의 오늘 방안이 시의적절한 후속조치로 꽃을 피우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