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미국 로켓전문가 분석 실어..."北, ICBM기술 완성화 단계"
北ICBM, 여전히 액체연료 사용...운용상의 큰 결점' 평가도 나와
◆…2018년 2월 8일 북한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 모습. 조선중앙TV가 녹화 중계했다.(사진=VOA캡처, AP제공)
북한이 지난 13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실험장(서해위성발사장)에서 또다시 중대한 시험을 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사용되는 2단 엔진 시험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미국의 로켓 전문가들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역부족으로 추정됐던 북한의 ICBM 기술이 사거리·대기권재진입 기술·정확도·핵무기소형화 요건을 모두 갖췄거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16일 전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북한이 ICBM의 주요 역량을 두루 갖춘 것"으로 진단했다. 미 본토 전역에 핵 공격을 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루이스 소장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2017년 화성-14, 15형 발사를 통해 이미 미 본토까지 다다를 수 있는 능력을 증명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크기가 커진 화성-15형은 핵탄두를 탑재하고 미 전역 어디로든 충분히 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도 북한 미사일 사거리만큼은 이미 미국 본토를 충분히 겨냥할 수 있는 ICBM 영역인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특히 "'표적'을 정확히 맞출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미국 어느 지역이든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위협이 된다"고 설명했다.
브루스 벡톨 미 안젤로주립대 교수는 15일(현지시간) "그동안 검토한 자료를 근거로 볼 때 ICBM급인 화성-14, 15형 미사일 모두 대기권재진입 역량을 갖춘 것으로 판단한다"고 VOA에 전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지난달 29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은 이미 대규모 6차 핵실험 이전에 ICBM 탑재용 핵무기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ICBM 개발에 필수적인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경량화 기술에 대해선 오랫동안 관측이 엇갈렸지만, 이미 6차례의 핵실험과 화성-14, 15형 등 ICBM 급 미사일 발사를 시행한 북한이 소형화 기술을 이미 확보했거나 개발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VOA는 분석했다.
반면 다수의 로켓 전문가들은 북한의 고체연료 개발 여부와 ICBM 미사일 수량을 한계로 꼽는 등 아직 넘지 못한 장애물도 뚜렷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맥도웰 박사는 "최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이뤄진 '중대 시험'이 향후 어떤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지난 7일 시험만큼은 액체연료 연소 시험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대형 액체연료 로켓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다만 해당 로켓이 미사일인지 우주발사체인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도 "북한의 ICBM은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지만 여전히 액체연료를 사용한다"며 이를 "운용상의 큰 결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발사에 앞서 연료를 주입하는 등 오랜 준비 시간이 필요하고 이런 과정 내내 상대방 공격에 취약해진다"고 결점의 이유를 설명했다.
로켓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뚫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ICBM을 예비해 놓지 못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했다.
맥도웰 박사는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미사일 공격이 중국, 러시아의 공격과 다른 점은 장거리미사일 보유량의 차이"라며 "북한이 많은 미사일을 갖고 있지만 장거리미사일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미국내 로켓 전문가들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이 연말 시한에 맞춰 로켓 발사를 실제로 강행할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북한이 이를 평화적 우주개발 목적의 '위성 발사'로 포장할 경우 미국의 대처가 훨씬 복잡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VOA는 북한 김철주사범대 철학부 강좌장 정기풍 교수가 지난 2012년 4월 13일 평양의 외교단 회관에서 '주체조선 1백년'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북한의 위성 발사 기술은 군사적 목적에도 이용될 수 있다고 밝힌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정 교수가 "어차피 우리가 생존을 위해서 그 우주정복 기술이 군사 분야에 쓰이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상태가 강요된다면 쓰일 수도 있으리라는 걸 배제할 순 없을 것"이라고 한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바로 이날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은하 3호를 발사하면서 절대 무기화 될 수 없는 평화적 목적임을 거듭 주장했지만, 내부에서는 위성 운반체가 미사일로 전용될 수 있다고 강조하는 현장이 당시 방북 취재 중이던 VOA의 녹취에 담겼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