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경예산안 심의가 이뤄진 국회 예결특위의 8일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세수추계와 경제성장률 예측의 부정확성이 추경편성을 되풀이하게 한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강도높게 요구했다.
특히 일부 여당 의원은 추경 재원마련을 위한 대규모 국채발행은 미래 세대에 부담을 안기는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혀 주목을 끌었다.
열린우리당 이은영(李銀榮) 의원은 "올해 추경은 민간소비회복 지연 등에 따른 세수부진이 주요 원인이긴 하지만 내년에도 또 추경이 발생할 까 우려된다"면서 "세수 추계의 정확성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라고 따졌다.
같은 당 김영주(金榮珠) 의원도 "추경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국채 발행 방식으로 추경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최근 5년간 2002년을 제외하고 실제 성장률이 전망치를 밑돌았다. 세수 부족이 결국 잘못된 경제성장률 예측에서 기인한 만큼 정확한 원인 파악과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갑원(徐甲源) 의원은 "정부는 올해 추경예산(5조1천555억원)에 대해 4조1천억원의 국채 발행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려하지만 국채 발행은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시키고 재정건전성을 위협하는 만큼 불용 이월액에서 충당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추경을 위한 국채 발행이 너무 많다"면서 "6조원 규모에 달하는 BTL(민간투자유치) 사업도 결국은 국가부채라고 보면 부채만 16조원으로 사상 최고인데 국가 부채가 왜 이렇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가"라고 따졌다.
같은 당 고흥길(高興吉) 의원도 "올해 추경편성은 IMF(국제통화기금) 체제 이후 추경편성 사유와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지금까지는 경기회복과 서민생활 안정 지원 등 추가 세출 요소를 위한 목적이었지만 올해는 세입부족에 대한 보전이 주 목적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추궁했다.
주호영(朱豪英) 의원 역시 "작년에도 경제성장률을 너무 낙관적으로 잡는 등 세수 추계가 정확성을 잃으면서 결국 또 추경이 편성됐다"면서 "제대로 된 합리적 세수 추계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가"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한덕수(韓悳洙)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답변을 통해 "성장률이나 세수를 정확히 추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애초 배럴당 35달러를 예상했던 유가의 급상승과 환율 절상이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세수에 충격을 줬다. 한국은행은 유가 상승으로 우리 경제성장률이 1% 가량 떨어졌다고 분석했다"고 해명했다.
한 부총리는 "그렇지만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측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한 걸음 물러선 뒤 "8월부터 한국개발연구원, 조세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를 포함하는 세수 추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서 운영중인 만큼 앞으로 정부로서는 더욱 정확한 세수 추계 방식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양균(卞良均) 기획예산처 장관은 "선진국도 대부분 추경을 하고, 내각책임제 국가의 경우 봄, 가을로 추경을 편성하는 것이 연례화돼있다"면서 "추경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추경 자체를 무조건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반박했다.
